잘나가던 바이오, 금리 상승 악재 맞닥뜨리고 ‘털썩’…삼바·3분기 GDP 구원수 될까

입력 2024-10-2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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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의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활력을 잃은 국내 증시에서 그나마 주도주 역할을 해오던 바이오 주가가 최근 힘을 못 쓰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수그러지던 금리가 다시 상승 전환하면서다. 대표적 성장주인 제약바이오 분야는 금리가 오르면 미래 기업가치가 떨어지면서 이자 부담이 늘어나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이날까지 코스피 전체 지수 46개 등락률 중 코스피200 헬스케어(37.05%), 의약품(28.82%)은 각각 상승률 1, 2위를 차지하며 하반기 주도주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반면 이러한 독주는 이번 주 들어 하락률 3~5위를 나란히 기록하면서 정반대의 상황에 놓였다.

이주 지수 등락률에서 의료정밀(-2.54%)의 하락 폭은 가장 컸고, 의약품(-2.06%), 코스피200헬스케어(-1.97%)가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수익률(0.46%)보다도 모두 부진한 모습이다. 하반기 주도주였던 바이오 업종이 전체 지수 수익률을 끌어내리고 있는 셈이다.

바이오 주가 탄력을 잃은 것은 한국은행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에도 불구하고 향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전일(현지시각) 장중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5.4bp(1bp=0.01%) 더 오른 4.26%까지 치솟으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달 들어서만 44bp 이상 급등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이후와 비교하면 55bp가량 상승했다. ‘빅컷’(0.5%p 금리 인하)을 밟았던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부상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재승리에 무게를 싣는 결과들이 나온 점도 국채 금리 상승에 불을 붙였다.

바이오 업종은 돈을 빌려 미래의 신약 개발에 집중하는 산업의 특성상 금리가 상승하면 직격탄을 맞게 된다. 높은 연구 개발 비용과 개발 기간 과정에서 자금 차입비용이 증가해 투자를 지속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당장 현금 창출 능력은 없지만, 미래 가치를 현재 가치로 환산해 미래 수익 가능성을 측정하기 때문에 금리가 높아질수록 기업가치가 하락하게 된다.

금리 인상 악재에 직면한 바이오에도 장밋빛 전망을 물들일 기업은 있다. 국내 바이오 큰형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일 3분기 누적 매출액이 처음으로 3조 원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대로라면 연간 매출은 4조 원 돌파도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사상 최초다.

증권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를 줄상향 중이다. 이번 주 들어 18개 증권사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를 상향했고, 가장 높게 부른 곳은 미래에셋증권(135만 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추가적인 기업가치 상승은 5공장 완공 후 빠른 가동률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추가적인 수주 실적과 6공장 투자계획 등이 있다”고 말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성장쇼크를 기록한 점도 금리 상승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 경제를 떠받치던 수출이 예상외로 일찍 둔화하기 시작하면서 기준금리 관련 시장 눈높이가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은 0.1%로 집계됐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예상보다 많이 빠르게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씨티그룹은 지난 18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의 최종 금리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0%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예상보다 부진한 경제 성장률 데이터가 나온다면 금리 인하가 선제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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