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배경 RC 모델 데모 쇼 선보여
“원격 조종에서 궁극적으론 무인화로”
전동화 제품군 다양화에도 ‘속도’
“지금은 리모트 컨트롤(RC) 모델을 통한 시연이지만, 미래엔 저희의 원격 조종 기술이 장착된 무인 굴착기, 휠로더, 지게차 등이 화성에서 탐사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24일 국내 최대 규모 건설기계 전시회 ‘한국국제건설기계전’이 열린 경기 고양시 킨텍스를 찾았다. 전시회에 나선 건설기계업체들은 전기·수소를 필두로 한 친환경 기술과 무인화를 중점적으로 선보였다.
올해로 12회를 맞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 주최, 한국국제건설기계전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총 20개국, 273개사가 참가했는데, 지난 전시회 대비 해외 업체 참가 수가 2배 이상 늘었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건설기계업체들이 강조한 것은 글로벌 탄소 중립, 무인화와 관련된 기술이었다.
이날 가장 이목을 끈 것은 HD현대사이트솔루션 부스에서 선보인 RC 모델을 통한 데모 쇼였다. 쇼에 나선 것은 굴착기, 휠로더, 지게차, 굴절식 덤프트럭 등 HD현대 건설기계 3사가 양산·판매 중인 제품들의 RC 모델이었다. 비율만 14분의 1로 축소했을 뿐 각 장비의 동역학과 유압 시스템을 실제 차 수준으로 구현했다.
데모 쇼에서 RC 모델들은 화성 탐사를 콘셉트로 한 가로 9m, 세로 5m 규모의 디오라마에서 원격 조종을 통해 움직이는 모습을 선보였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자신들이 보유한 원격 조종 기술이 확대·발전해 미래에는 안전한 사무실 안에서 어디든 건설기계를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데모 쇼 시연에 나선 홍장관 HD현대사이트솔루션 책임은 "인류가 화성에 진출하기 전 필요한 인프라 작업을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건설기계 장비가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원격 조종 기술은 그리 먼 미래의 것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건설기계 업계는 미래 먹거리를 무인화·친환경에 초점을 맞추고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이날 전시회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들은 궁극적 목표는 무인화 기술 상용화이지만, 그에 앞서 원격 조종 제품 출시 및 흥행에 힘을 쏟고 있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격 조종 기술을 통해 사람이 가기 힘든 현장, 극단적으로는 방사능 유출 지역에서도 건설기계 장비들이 안전하고 신속한 작업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 기술력을 중간 기점으로 궁극적으로는 무인화 기술력까지 실현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친환경 장비와 관련한 노력도 엿볼 수 있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안전·생산성·지속가능성’이라는 테마를 주제로 부스를 구성했는데, 여러 굴착기 모델 사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톤(t) 중량의 미니 전기 굴착기 ‘HX20E’ 모델이었다. 동급의 디젤 엔진 굴착기와 동일한 성능을 내면서도 탄소 배출은 물론 배기음이 없어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였다.
HD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기후 변화로 인한 리스크 최소화 및 사업 기회로의 전환을 위해, 2040년까지 제품 포트폴리오의 98%를 연비 개선 및 수소·전동화 제품으로 재편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2040년에는 2021년 대비 25% 감축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 역시 1.9톤 중량의 전기 굴착기를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였다. ‘DX20ZE’ 모델은 2019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출시한 모델로, 전 세계에서 5번째로 출시된 전기 굴착기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2026년까지 2톤·3톤급 모델을 차례로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 또한, 현재 시장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14톤급 중형 모델의 전동화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