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논술 유출' 재시험?...교육부 "정부가 판단 못해"

입력 2024-10-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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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대교협과 재발방지대책 마련키로

▲‘문제 유출’ 의혹 연세대 수시모집 논술 - 지난 12일 실시된 연세대학교 2025학년도 수시모집 논술시험이 일부 고사장에서 시험 시작 전에 문제가 유출됐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연합뉴스)

연세대 논술 유출 관련 수험생 상당수가 재시험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가운데 교육부는 “재시험 여부는 정부가 판단할 수 없다”며 “대학이 판단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연세대는 '재시험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교육부가 연세대의 입장을 받아들인 셈이다. 다만 교육부는 대학별고사의 관리·감독 부실에 대응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21일 교육부 관계자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자리에서 연세대 논술 문제 유출 논란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12일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이 치러진 한 고사장에선 감독관의 착각으로 문제지가 시험 시작 1시간여 전에 배부됐다가 회수되는 사건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문제 내용이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교육부는 관련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교협과 함께 재발방지대책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는 15일 논란이 계속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교육부에 관련 대응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이번에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서 첫 번째로 확실하게 조사하라 지시했고, 두 번째로 이후 나타난 문제가 있다면 엄중 문책해라 지시했다”면서 “문책한 다음에는 또다시 발생하면 안 되니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라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세대 한 곳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대학들도 마찬가지로 입시전형 절차 운영에 있어 미흡하게 있다면 여러 의견을 들어서 대교협이랑 관련 기준 같은 걸 만들어서 재발방지 등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수험생 상당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시험 전 문제 관련 정보가 올라온 데 이어 수험생 간에도 문제 정보가 공유된 것으로 나타난 만큼 재시험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 대학 측이 재시험을 계속 거부할 경우 다음 주 논술시험 무효 소송을 내고 시험 결과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도 신청할 방침이다.

반면, 연세대 측은 수험생과 학부모에 사과했지만, 여전히 '재시험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입장문에서 연세대 측은 “혼란과 정신적 고통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험 시작 전 촬영된 문제지가 유출돼 공정성을 침해한 객관적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재시험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교육부는 대학의 기본적 입장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입학전형 관련은 대학의 장이 정하는 것이고 거기에 따라 공정성, 프로세스 전반을 책임지는 것이기 때문에 재시험 여부를 정부가 판단하기보단 대학이 판단하는 게 맞다”며 “어떤 결과 나오든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세대가 내부적으로 조사를 신속하게 마치고 공정성 등 책임지겠다고 수사의뢰했다는 것은 엄벌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능 관리규정에 준하는 대학별고사 등 수시전형 감독‧관리 규정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선 “이미 대학에선 (대학별고사 관련) 자체 매뉴얼이나 규정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다만, 필요한 부분들을 추가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대학들이 가지고 있는 규정에 절차적으로 미비한 부분들을 보완해나가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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