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준율 낮춘 중국, 금리 올리는 일본…자금 변동성 커진다 [한중일 증시자금 시소게임]②

입력 2024-10-2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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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국제금융센터
“지준율을 0.5%포인트(p) 낮춰 금융시장에 장기 유동성 1조 위안(약 190조 원)을 제공하겠다.”(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 9월 24일)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이 예상대로 높아진다면 추가 금리 인상을 하는 것이 적당하다.”(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9월 24일)

중국과 일본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동아시아 외국인 증시자금을 흔들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금리 인하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늘어난 가운데, 중국은 경기 부양에 나서며 외국인 자금에 손짓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좁혀나가며 해외자금 환수에 나섰다. 국내 증시에 머물던 외국인 자금의 연쇄 이탈이 우려된다.

외국인 자금 중국 돌아가나

중국 인민은행은 9월 통화정책 완화, 부동산시장·주가 진작 등의 종합부양책을 발표했다. 기준금리를 내리진 않았지만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5%p 낮춰 시중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지준율 인하 계획 발표 당일(9월 24일)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4.33% 오르며 2년여 만에 최고를 찍었다.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도 일제히 올랐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주식분석부장은 “이번 정부 대책이 최근 수년간의 부양책 중 가장 강력하며 단기적으로 주가 반등을 견인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시장이 살아나면서 다시 외국 자본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갈 움직임을 보인다. 외국인의 중국 주식 매입 주간 거래대금은 9월 첫째 주(9월 2~5일) 3839억 위안(약 73조3500억 원)에서 국경절 이후 첫 거래주간인 10월 8~10일 1조2047억 위안(약 230조1900억 원)으로 급증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레이트 차이나(Great China) 주식펀드는 중국 증시가 약세를 이어가면서 자금도 빠지고 있었지만 9월 하순 정부 정책 발표 후 자금 유입 규모가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강한 경기부양정책 패키지와 드라이브 영향으로 중국 증시로 유동성 쏠림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중국 증시의 부진으로 상대적으로 한국 증시의 매력도가 높았다. 그러나 중국이 적극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펼치면서 중국 주식시장의 잠재적 상승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에 매력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증시 수익률도 국내보다 중국증시가 더 낫다. 연초 이후 상해종합지수는 약 11% 상승했다. 반면, 코스피지수는 연초 이후 2.31% 하락했다.

엔캐리 청산 2026년까지 계속

일본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미국의 경기 침체, 일본의 서비스 인플레이션에 따라 2차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조건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8월 초 엔숏페어트레이딩(엔화 약세 베팅) 청산이 엔캐리트레이드(값싼 엔화를 빌려 고금리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것) 청산이라는 핵폭탄의 작은 기폭장치 역할을 했다면, 2차 엔캐리 청산과 함께 핵겨울이 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문제는 과거 한국 증시에서 엔캐리가 청산될 때마다 해외자금이 빈번하게 이탈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미국계 자금은 엔캐리 청산 시기였던 2007년 6월과 2019년 6월 각각 32조8000억 원, 22조5000억 원 빠져나갔다. 유동성이 밖으로 빠질 경우 주식시장은 높은 변동성에 노출된다. 과거 6차례(1997년·2000년·2007년·2011년·2014년·2019년)에 걸친 엔캐리 청산 시기 당시 코스피 최저 수익률은 평균 -29.3%를 기록했다. 엔캐리 청산시기 누적수익률은 -5.3%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일 금리차가 축소되는 2026년 초까지는 엔캐리 청산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 엔캐리 청산 과정을 돌아보면 코스피는 매번 부진했고, 개별 업종도 상당 수가 낙폭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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