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 2개월 만에 150엔 돌파...“153엔대까지 갈 수도”

입력 2024-10-1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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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 연고점 대비 8% 넘게 상승
“이달 엔·달러 환율이 153엔대에 도달할 수도”
급격한 엔저에 금융당국 “긴장감 갖고 주시” 경고

▲일본 엔화 지폐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엔·달러 환율이 약 2개월 반 만에 150엔 선을 돌파했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날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50.30엔까지 올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도 엔·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4% 올라 150.21엔에 마감, 지난달 7월 3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최근 한 달 새 10엔 넘게 떨어졌다. 즉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중순 기록한 연고점(139엔대) 대비 8% 넘게 상승했다는 이야기다.

이날 엔·달러 환율이 150엔 대를 돌파한 것은 경제 지표 호조 영향으로 달러가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소매판매 호조는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됐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우려도 키웠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9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 증가해 시장 전망치(0.3% 증가)를 웃돌았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성장세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가 상당히 양호하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여기에 이날 발표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1만9000건 줄어든 24만1000건을 기록해 시장 전망치(26만 건)를 밑돌았다.

최근 발표된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을 웃돈 가운데 소매지표와 고용지표까지 호조를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는 곧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질 수 있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이 영향으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0.08%포인트(p) 오른 4.09%를 기록했다.

스카일러 몽고메리 코닝 바클레이스 외환 전략가는 “미국 소비 지표 강세로 광범위한 달러 매수세가 엔화를 압박하고 있다”면서 “미국 경제지표 호조가 연준의 비둘기파적 통화정책 기조에 영향을 미치면서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1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이시바 시게루 신임 총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전날 2회 연속 정책금리 인하를 결정하면서 유로화 약세·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일본은행(BOJ)도 올해 말이나 내년 1월에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었지만,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혀 당분간 경기 회복 우선의 금융 정책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는 곧 엔화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달러당 엔화 가치가 150엔을 넘어서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타카후미 오노데라 미쓰비시 UFJ 트러스트 앤 뱅크 트레이딩 담당자는 “미국의 경제지표가 계속해서 강세를 보인다면,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달 엔·달러 환율이 153엔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엔화가 장중 150엔선으로 떨어지자 일본 재무성은 투기 세력에 경고에 나섰다. 미무라 아쓰시 재무성 재무관은 이날 기자단에 “(엔화 가치가) 다소 일방적으로, 또는 급격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투기적인 움직임을 포함해 시장 동향을 긴장감을 갖고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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