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카ㆍ온러닝ㆍ새티스파이 등 신흥 브랜드 마니아에 인기
남녀노소 불문 최근 대세 스포츠는 ‘러닝’(달리기)이다. 취미로 마라톤을 시작한 사람부터 달리기 동호회 ‘러닝크루(Running Crew)’까지 전국이 달리기 열풍이다. 스포츠패션업계 추산 러닝 인구는 1000만 명에 이른다 . 국민 5명 중 1명이 러닝을 하면서, 패션에서도 새 트렌드가 포착되고 있다.
28일 패션업계와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등에 따르면 국내 운동화 시장 규모는 약 4조 원이며, 이 중 러닝화 시장 규모가 1조 원을 넘어섰다. 러닝화뿐 아니라 러닝 의류 판매량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서는 올해 1~9월 러닝 의류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60% 뛰었다. 특히 여성 러닝 의류는 90% 가까이 늘었다.
러닝이 사랑 받는 이유는 헬시플레저(건강과 즐거움의 합성어)족이 늘면서 생활스포츠 중 진입 장벽이 낮은 야외 스포츠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에 패션업계는 아웃도어 의류를 일상복처럼 입는 ‘고프코어(Gorpcore)’ 트렌드가 러닝복의 일상화를 뜻하는 ‘러닝코어(runningcore)’로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무신사 관계자는 “러닝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개인이 선호하는 스타일이나 니즈도 다양화되면서 러닝 패션 시장이 세분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러닝화는 크게 대회용 레이싱화, 일상용 안정화, 일상용 쿠션화 등으로 나뉜다. 최근의 러닝 패션은 개인의 러닝 수준과 용도를 고려한 일상 트레이닝용 패션에 주목하고 있다. 나이키로 대표됐던 러닝화도 ‘호카’, ‘온러닝’, ‘새티스파이’ 등 신흥 브랜드 강세로 재편되는 중이다.
프랑스 브랜드인 호카는 쿠션과 안정성을 강조한 러닝화를 선보인다. 두꺼운 중창과 높은 밑창, 무게는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편안함과 기능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온러닝은 전설적인 트라이애슬론 선수 올리버 버나드가 관절에 무리가 덜 하며 신체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일 수 있는 러닝화를 찾던 중 스위스 연방 공대의 한 엔지니어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브랜드다. 가볍고 내구성이 강하며, 쿠셔닝과 최대 에너지를 위한 최대 규모 ‘클라우드텍’을 특징으로 한다.
새티스파이는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일본 등 지정된 국가에서 개발된 원단 기반에, 모든 제품의 디자인과 개발은 프랑스에 있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에서만 이뤄진다. 품질관리와 엄격한 기준 덕분에 러너들 사이에서 팬덤을 빠르게 형성했다.
비교적 익숙한 브랜드 중에서는 뉴발란스와 리복이 약진 중이다. 뉴발란스는 X60 시리즈(안정화)와 X80 시리즈(쿠션화)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 러닝화 제품군을 늘리기 시작한 리복은 4월 출시한 ‘플로트직1’이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일상 러닝화로 주목받는다. 출시 2주 만에 다른 러닝화 대비 2배 이상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러닝 의류는 가볍고 통기성이 좋은 러닝 재킷, 바람막이, 쇼츠, 조거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새롭게 주목받는 품목은 러닝 조끼다. 등산용 조끼보다 가볍고, 물·휴대폰·이어폰 등을 넣을 수 있는 주머니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미국 젊은 층에서 확산하며 국내에서도 찾는 러너들이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의 러닝 패션 브랜드는 ‘춘추전국시대’가 될 전망이다. LF 관계자는 “일명 ‘콰이어트 아웃도어(quiet outdoor)’, 아웃도어 패션의 기본인 하이테크 기능성과 실용성을 바탕으로 하되 ‘조용한 럭셔리’의 섬세한 품질, 고급 소재, 절제된 디자인을 결합한 스타일이 주목받는다”며 “누구나 다 아는 대중적인 브랜드보다는 고기능성은 보장되면서 마니아층이 확실한 나만 아는 브랜드를 발굴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