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결재 사안은 ‘학습진단치유센터’ 설치
17일 제23대 서울시교육감에 취임한 정근식 서울교육감은 “혁신 교육의 성과를 잇되 한계는 과감히 넘어서겠다”고 밝혔다. ‘혁신학교’ 등 전임 조희연 교육감의 진보 정책의 흐름은 이어가되 문제로 지적돼 왔던 ‘기초학력 부진’ 등 한계는 보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 교육감은 이날 취임식에서 이 같이 밝히며 “서울교육을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선거 과정에서 진보 진영의 단일 후보로 나서면서부터 ‘학생인권조례’ 등 조 전 교육감이 10년간 이어온 핵심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도 정 교육감은 취임사를 통해 “지난 10년 혁신 교육이 근대교육 100년의 적폐를 씻어내는 공교육 정상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공교육 정상화의 기반 위에서 세계로 열린 서울교육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교육감이 취임 후 가장 먼저 결재할 사안으로 꼽은 것은 ‘학습진단치유센터’ 설치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교육청 첫 출근길에서 “기초학력과 관련한 우려가 많다”면서 “학습진단치유센터 사안부터 먼저 손을 댈 것"이라고 밝혔다. 학습진단치유센터는 서울교육청과 대학이 협업해 학생들의 기초학력 보장과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센터다. 학습 부진 학생들의 문제를 진단하고 맞춤형 지원을 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오후 기자단과 만나 “기초학력이 부족하거나 느린 학생들에 대해서는 정확한 규명을 위해 진단이 필요하다. 평가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조전혁 후보가 선거 과정에서 진단평가를 부활시킨다고 했는데, 하나의 방식으로 일제고사가 부활하는 건 학교 현장에서 큰 재앙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생인권조례와 학생인권법에 대해서는 “학생인권법은 조례 차원에서는 안 되겠다, 아예 법률 차원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라면서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인권이 저하됐다는 것은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학생인권법을 재발의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향후 좀더 생각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정 교육감의 취임에 축사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교육감 취임을 계기로 서울과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미래가 열리기를 기대한다"면서 "정부는 우리 미래 세대를 글로벌 창의 융합인재로 기르기 위해 교육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확대하는 교육개혁에 힘을 쏟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교육의 힘으로 대한민국의 더 큰 미래를 열 수 있도록 정 교육감이 지혜와 힘을 보태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부총리는 "저출생과 디지털 대전환 등 급변하는 정책환경에 대응해 교육의 힘으로 사회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부와 교육청 간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면서 "정 교육감의 충분한 경험과 리더십이 서울 교육의 발전과 현장 중심의 교육개혁 추진에 큰 힘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정 교육감은 전날 진행된 보궐선거에서 최종 50.24%를 득표해 45.93%를 얻은 조전혁 후보와 4.31%포인트(p) 격차로 당선됐다. 정 교육감은 이날부터 바로 임기를 시작해 2026년 6월 30일까지 1년 8개월 간 서울 교육 행정을 이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