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격 수위 조절하는 네타냐후…“미국에 핵·석유 시설 공격 안 한다 말해”

입력 2024-10-1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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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과 통화서 군사시설 공격 시사
바이든, 수위 완화 대가로 사드 지원 결정”
미국 대선 전 공격 실행 전망
‘최악 사태 피했다’ 안도감…국제유가 2%대 급락

이란이 이달 초 약 200발의 미사일을 쏜 것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수위가 점점 구체화하고 있다. 애초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이나 석유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공격 수위를 낮출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란 핵·석유 시설이 아닌 군사 시설을 공격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양국 정상 간 통화는 9일 이뤄졌다.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의 보복 조치는 미국 대통령선거에 대한 정치적 간섭이라는 인식을 피하고자 조정될 것”이라며 “이는 이스라엘의 공격 범위가 대선 레이스를 재편할 수 있다는 점을 네타냐후 총리가 알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11월 5일 열리는 미국 대통령선거 전에 실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네타냐후 총리는 전화통화에서 과거보다 더 온건하게 논의했다”며 “이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강력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보내기로 한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전날 미국은 이스라엘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병력 100명을 파견하기로 했다.

미국은 그간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 수위를 낮추기 위해 노력했다. 이란의 석유 시설이 파괴되면 국제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 핵 시설이 공격받으면 5차 중동전쟁 가능성이 커진다.

이러한 이유로 바이든 대통령은 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 핵 시설 공격을 지지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석유 시설 공격에 대해선 “논의 중”이라면서도 “내가 이스라엘이라면 유전을 공격하는 것 이외의 선택사항을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극우파로부터 강력한 반격을 펼쳐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다. 4월 이스라엘이 이란 드론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파한의 공군 기지를 정밀 타격하자 대표 극우파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무능한 대응”이라며 비난했다.

그렇게 미국과 극우파 사이에서 고심한 끝에 네타냐후 총리는 논란의 표적은 배제하되 군사 시설을 집중적으로 타격하는 방향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소식에 국제 원유시장에서 이날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영국 브렌트유 가격 모두 2%대로 급락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에서 국장을 지낸 조하르 팔티는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호소와 자국 내 대중적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할 것”이라며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이스라엘이고, 이스라엘은 그렇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WP는 “4월 이란이 그랬듯 군사 시설을 공격하겠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계획에 미국은 안도감을 느꼈다”며 “이는 본격적인 전쟁을 막기 위한 제한적 반격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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