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어렵다”…석화업계 실적 회복 기대감 내년으로

입력 2024-10-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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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 가격 하락ㆍ해상운임 상승 등으로 3분기 적자 전망
중국 대규모 부양책에 기대…반응은 제각각
"내년부터 구조조정, 통ㆍ폐합 구체화할 듯"

▲LG화학 여수 NCC 공장 전경 (사진제공=LG화학)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실적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당초 하반기 반등을 기대했으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환율 하락, 해상운임 상승 등 외부 악재가 겹친 탓이다. 글로벌 증설이 일단락되고, 중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꺼내 들면서 적자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 나프타분해시설(NCC) 마진은 톤(t)당 254달러로 집계됐다. 3분기 평균(279달러) 대비 9% 가까이 하락했다. NCC 마진은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 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값이다. 통상 250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이미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의 3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9%가량 급락하며 부정적 재고 효과가 발생했고, 환율 하락과 해상운임 급등 영향으로 수익성이 나빠졌다. 증권가는 LG화학 석유화학 사업 부문,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등이 모두 적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는 최근 중국 정부가 발표한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경기가 살아나 수요가 회복되는 것을 업황 개선의 한 축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말 중국 중앙은행은 1조 위안(약 190조 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 금리 인하 등의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만 기댈 수 없다고 지적한다. 중국은 4월부터 자동차, 가전, 가구 등을 신제품으로 교체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구환신’ 정책을 시행했고,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도 ‘반짝’ 효과를 보는 듯했지만 소폭 개선에 그쳤다.

그동안 누적된 공급 과잉을 단숨에 해소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2021~2023년 글로벌 에틸렌 증설 규모는 연평균 1000만 톤에 육박하며 수요(약 400만~450만 톤)를 크게 뛰어넘었다.

올해부터는 증설 규모가 절반 수준인 520만 톤으로 감소했지만, 글로벌 정유사들이 석유화학 투자에 나서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정유사들은 원유에서 곧바로 기초유분을 뽑아내는 ‘COTC’ 공정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세계 최대 규모의 COTC 설비를 짓고 있고, 국내에선 에쓰오일이 약 9조 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단지를 2026년 완공한다.

업계 내부적으로도 업황 불황이 장기화함에 따라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사빅, 엑손모빌 등 유럽을 중심으로 100만 톤 이상의 설비 폐쇄가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내년부터는 구조조정이나 설비 통ㆍ폐합, 사업 재편 등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한 기초화학 사업 비중을 2030년까지 30% 이하로 줄이고, 첨단소재 등 고부가치 제품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LG화학은 올 초 스티렌모노머(SM)를 생산하는 대산ㆍ여수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수익성이 악화한 NCC 2공장 지분 매각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된다. 효성화학은 특수가스(NF3) 사업부를 IMM프라이빗에쿼티(PE)ㆍ스틱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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