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채 추가 발행 등 3차 경기부양책 발표...구체적 내용 부재에 시장 실망

입력 2024-10-1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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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발행 확대·부동산 지원 등 예고
“재정적자 늘릴 여지 많아”
지방정부 적극적 지출 요구
소비진작책 발표 아예 없어
물가 등 지표 부진 여전

▲사진은 란포안 중국 재정부장이 12일 기자회견에서 새 경기부양책을 설명하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중국 정부가 3차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지만, 기대와 달리 구체적인 사안은 공개하지 않으면서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란포안 중국 재정부장(장관)은 이날 베이징에서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최로 ‘역주기조절(경기부양) 강도 강화와 경제 고품질 발전 추진’이라는 주제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란 부장은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국채 발행을 상당히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정부가 부채 문제를 해결하도록 중앙정부가 돕고 저소득층에 보조금을 제공하며 부동산 시장을 지원하고 국영은행 자본을 확충하는 등의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채 추가 발행과 관련해 란 부장은 “재정적자를 늘릴 여지는 여전히 많다”며 “지방정부들은 올해 남은 3개월 동안 국채 할당량과 미사용 기금을 포함해 총 2조3000억 위안(약 440조 원)을 지출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정부는 특별국채를 발행해 국유은행 자본 확충에도 나선다. 대형 은행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은 1998년 이후 처음이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고통받는 은행 건전성을 높이려는 의도다.

그러나 란 부장은 국채 발행 규모를 비롯한 세부적인 지원 내용에 대해서 함구했다.

보조금에 관해선 “장학금을 두 배로 지급하는 등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정 지원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8월 청년(16~24세) 실업률이 18.8%를 기록해 집계 방식을 바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데 따른 결정이다. 란 부장은 “도움이 필요한 집단에 지원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거듭 약속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3일 발표한 물가가 부진해 경제에 대한 불안을 키웠다. 9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0.4% 상승해 시장 전망인 0.6%를 밑돌았다.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지수(PPI)는 2.8% 하락하면서 24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블룸버그는 “란 부장의 발언은 중국 정부가 전반적인 경제 방향에 만족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그는 지방정부가 인프라채를 활용해 재고주택이나 미개발지를 매입하는 것을 허용하는 한편 부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큰 노력을 하겠다고 했는데, 둘다 단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촉진할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싱가포르 OCBC의 바수 메논 투자전략 국장은 “정부의 결의는 강했지만, 수치상의 세부 사항은 부족했다”며 “주식 시장 랠리를 유지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대규모 경기부양책은 실현되지 않았다”고 총평했다.

BNP파리바의 재클린 롱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소비 지원책이 매우 약해 보인다”며 “중국 경제가 직면한 두 가지 핵심 이슈인 디플레이션과 부동산시장 침체가 바닥을 찍었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소비 쿠폰이나 자녀를 둔 가족 지원을 포함해 중국 정부가 최대 2조 위안의 신규 소비진작책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기자회견에서 이런 내용은 아예 없었으며 디플레이션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고 블룸버그는 꼬집었다.

ING의 린 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부양책이 예상보다 훨씬 크지 않는 이상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5%를 달성하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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