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자금 빼내려 티메프 인수...큐텐 경영진, 정산불능 사전 인지”

입력 2024-10-0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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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영장에 “티메프 인수 목적, 경영개선 아닌 자금” 적시
정산불능 사태 2년 전 인식 정황…미정산 금액 축소 보고도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1일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 협조를 위해 자택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티몬·위메프(티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애초 자금을 빼내려는 목적으로 수천억 원의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티몬과 위메프를 인수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또 경영진이 정산대금 지급 불능 상황을 인지하고도 이를 은폐하고 돌려막기식으로 영업을 지속해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전가한 것으로 파악했다.

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티메프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1부장검사)은 구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등에 대한 구속영장에 이 같은 내용을 적시했다.

검찰은 큐텐이 무자본으로 기업을 인수한 뒤,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지속적으로 매출을 확대하는 ‘쥐어짜는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해 정산 대금 등으로 사용했다고 봤다.

또 그룹 전체가 구 대표 1인이 사실상 지배하는 구조였고, 구 대표가 거래량을 늘려 발생한 자금을 큐텐 쪽으로 빼내기 위해 영업손실 누적 등으로 수천억 원대 자본잠식에 빠진 티메프를 무자본 인수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구 대표 등이 큐텐의 존속과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시도하기 위해 티메프 주주나 채권자, 다수의 소비자, 소상공인 등의 이익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돌려막기식 운영으로 티메프를 빈사 상태로 운영하며 온갖 위법·탈법 수단을 동원해 지속해서 자금을 착취했다”고 적었다.

구 대표 등 경영진이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불능 사태를 사전에 감지하고도 이를 은폐한 정황도 확인됐다.

검찰은 구 대표가 티몬 인수 직후인 2022년 9월 큐텐 임원 A 씨와 ‘티몬은 날아갈 수 있으니 큐텐으로 뽑아갈 것을 뽑자’는 취지로 나눈 대화 내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화현 대표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지인에게 ‘위메프=빚의 늪’, ‘상품권 지옥’이라고 말하거나, ‘솔루션이 딱히 없는 게 더 짜증 난다. 구영배는 위시 인수하면 1천억 수혈해 준다지만, 수혈해도 다시 적자다’라고 말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구 대표 등은 이커머스 업체 11번가의 인수를 시도하다 실패하자 미국 전자상거래 회사 ‘위시’로 타깃을 바꿨고, 티몬과 위메프의 상품권 판매가 확대된 것도 위시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한 계획이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들이 정산 지연 사태 발생 후 사기죄 기소를 면하기 위한 수단으로 티몬·위메프의 회생 절차를 언급하거나, 미정산 금액을 10분의 1 이상 축소해 금융감독원에 허위 보고한 혐의도 영장에 적시했다.

구 대표 등 3명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검찰은 현재까지 큐텐 관련 횡령 금액은 121억여 원, 티몬·위메프 법인에 끼친 손실은 모두 692억여 원에 이르고 33만여 명이 총 1조5950억 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티메프 #사태 #정산 #미지급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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