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2년래 최대 폭 랠리…배럴당 200달러 vs. 폭락 갈림길

입력 2024-10-0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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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브렌트유, 한 주간 9% 급등
“이스라엘, 석유시설 등 이란 직접타격 준비된 듯”
세계 최대 원유선물 ETF 거래량, 2022년 이후 최고
변동성 확대 우려도…“공급 영향 없으면 폭락”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 브렌트유 가격. 단위 배럴당 달러. 4일(현지시간) 종가 78.05. 출처 블룸버그
국제유가가 지난주 2년 만에 가장 큰 주간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향후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유가가 중동 정세 불안 속에 배럴당 200달러를 터치할 수도 있다는 전망과 시장이 과민반응했다는 평가와 함께 폭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지난주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폭격할 수 있다는 우려에 폭등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는 한 주간 각각 9.1% 상승했다. 이는 각각 2023년 3월과 2022년 10월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 폭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이 이전보다 더 강력하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이란을 직접 공격할 준비가 된 듯하다”면서 “이란은 석유 생산시설과 군사기지, 핵 시설 등 여러 민감한 목표가 있다”고 전했다.

석유 시장에 전쟁 위험 프리미엄이 치솟으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석유 관련 상품에 몰리고 있다. 세계 최대 원유선물 ETF(상장지수펀드)인 US오일펀드(USO)의 거래량은 지난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이후 최대 수준으로 급증했다. 소매 투자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CME그룹의 ‘마이크로 WTI 선물’은 1월 이후 최대 일일 거래량을 찍었다. 트레이더가 단기 가격 위험을 헤지하는 데 사용하는 이 회사의 주간 옵션 미결제약정이 거의 8만 계약까지 불어났다. 미결제약정은 선물시장에서 청산하지 않고 매수나 매도 포지션을 취한 상태로 남아있는 계약으로, 미결제약정의 증가는 시장에 참여하는 거래자가 많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투자자들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계속되면서 고유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공격하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 안팎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스위스쿼트은행의 이펙 오즈카르데스카야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인프라 공격 가능성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유가에 상당한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며 “상승 잠재력은 분명히 존재하며 이란 공급 감소 위협과 함께 긴장이 고조되면 석유 강세론자들이 전술적 매수 포지션을 연장할 이유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원유선물 시장에 투기 세력이 대거 유입되면서 변동성이 커져 반대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는 경고도 제기됐다. 유나이티드ICAP의 스콧 셸턴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중동 분쟁이 원유 공급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유가가 폭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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