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는 족족 빚갚기”...가계대출자 157만명, 연 소득 100% 빚 갚는 데 사용

입력 2024-10-0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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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3.10.23. (뉴시스)

원금과 이자를 갚는 데 연 소득의 100% 이상을 쓰는 가계대출자가 157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기상 의원이 4일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국내 가계대출자는 1972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평균 연 소득의 70% 이상을 빚을 갚는 데 쓰는 대출자는 275만 명(13.9%)이었고, 그중 157만 명(7.9%)은 평균 연 소득의 10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사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통상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70% 수준이면 최저 생계비를 제외한 거의 모든 소득을 원리금 상환에 사용해야 하는 상황으로 본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대출받는 사람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로, 대출자가 한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는 올해 2분기 말 452만 명으로 작년 2분기 말(448만 명) 대비 4만 명 늘었다. 이중 DSR 70% 이상인 차주는 117만 명으로 다중채무자의 25.9%를 차지했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이거나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 상태인 취약 차주는 올해 2분기 말 129만 명으로 작년 2분기 말(126만 명)보다 3만 명 증가했다. 취약 차주 중 DSR 70% 이상인 차주는 47만 명으로 전체 취약 차주의 36%에 달했다.

소득 대비 대출 원리금 비중이 높은 대출자가 많아지면서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작년 2분기 대비 0.03%포인트 높아진 0.36%였고, 비은행 가계대출 연체율도 같은 기간 0.3%포인트 올라 2.12%였다.

최 의원은 “소득이나 신용이 낮은 취약차주의 약 3분의 1이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대출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특히 비은행권의 가계대출연체율이 2021년 4분기 1.15%에서 2024년 2분기 2.15%로 증가한 점이 우려스럽다”라고 했다. 이어 “취약 계층은 상대적으로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을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큰데, 금융당국은 가계 차주의 채무상환부담 등 추이를 면밀히 점검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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