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도중 고함치거나 발길질하면…‘렘수면 행동장애’ [e건강~쏙]

입력 2024-10-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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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등 퇴행성 뇌 질환 가능성…수면검사 등 조속한 진료 필요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이미지투데이)

자면서 고함을 치거나 발길질하는 등의 문제가 지속한다면 ‘렘수면 행동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렘수면 행동장애는 퇴행성 뇌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조속히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렘수면(rapid eye movement·REM)은 낮 동안의 정신활동을 정리하는 수면으로 뇌가 완전히 잠드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뇌파 활동이 나타나는 수면 단계다. 근육이 무력해지고 호흡과 맥박이 불규칙하며 안구가 급속히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사람은 보통 잠을 자면서 5~7차례의 렘수면을 경험하는데, 렘수면 중인 사람을 깨우면 꿈을 꾸고 있었다고 말한다.

렘수면 행동장애란 렘수면 동안 소리를 크게 지르거나 함께 자는 사람을 구타하고 심지어 깨물기까지 하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 반복적으로 나타내는 질병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남성일수록 흔하게 발생한다. 근육 운동이 억제되지 않고 힘이 들어가 꿈속에서의 행동을 그대로 재현한다.

특히 렘수면 행동장애가 위험한 것은 단순히 수면 중 나타나는 이상행동이 아니라 뇌의 신경 퇴행과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정확한 발병 기전과 병태 생리 등에 대해 밝혀진 바 없지만, 뇌가 오래되고 기능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뇌 질환으로 알려졌다. 캐나다의 맥길대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의 약 50~80%가 10년 내 파킨슨병, 루이소체 치매 등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렘수면 행동장애를 진단하려면 정확한 병력을 청취하고 수면다원검사를 해야 한다. 수면다원검사는 수면 중 뇌파, 근육 상태, 호흡 상태, 심전도, 안구 움직임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검사 결과 근전도에서 렘수면 시 근긴장도의 증가가 관찰되고, 비정상적인 렘수면 이상행동이 확인되면 렘수면행동장애를 진단할 수 있다.

진단받았다면 본인과 보호자가 크게 다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진희 세란병원 신경과 과장은 “렘수면 행동장애는 수면 중에 꾸는 꿈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대로 실행하는 병으로 때로는 뇌의 다른 질환이나 정신과적 장애가 겹쳐져서 나타날 수 있다”며 “이 병은 본인은 물론 같이 잠을 자는 배우자에게도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과장은 “뇌가 퇴행성 변화를 겪고 있다는 징후일 수 있다. 환자를 추적 관찰해보면 파킨슨병이나 치매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면서 “또 다른 치매, 파킨슨병 초기 증상으로 후각 기능 감퇴가 있으므로 렘수면행동장애와 후각 기능 감퇴가 같이 나타난다면 수면검사를 포함해 조속히 진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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