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8.6세대 OLED 투자 향방은...

입력 2024-10-03 14:11수정 2024-10-0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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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으로 2조 확보
작년 영업 손실만 2조5000억 원
경쟁사 8.6세대 OLED 투자 활발한데
LG디스플레이의 고민…“이미 6세대 생산 중”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LCD 패널 공장 전경 (자료출처=LG디스플레이)

장기간 적자를 이어온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으로 약 2조 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정보통신(IT) 기기에 탑재될 8.6세대 OLED에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지만, 회사는 시장과 재무 상황 등을 이유로 투자를 고심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중국 TCL그룹 자회사인 CSOT와 체결한 중국 광저우 대형 LCD 패널 및 모듈 공장 매각 계약 규모는 108억 위안(약 2조3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LG디스플레이 자본총계(8조7705억 원)의 23%에 달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를 제외하고 적자를 기록중이다. 지난해 영업 손실이 2조5000억 원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올해 3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2조 원의 매각 대금은 LG디스플레이에 가뭄 속 단비와 같다. 관련 업계는 회사가 이 실탄을 8.6세대 OLED에 투자하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IT향 OLED를 6세대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8.6세대란 OLED 패널을 생산하는 유리 기판의 크기(2250mm×2600mm)를 의미한다. 세대가 높아질수록 더 큰 기판을 사용해 한 번에 더 많은 패널을 생산할 수 있다.

남궁현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수율이 정상화됐다고 가정했을 때 OLED 기준 8세대(8.6세대) 생산비용은 6세대 대비 10~20% 저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리 기판 크기가 커질수록 패널 생산성 효율이 높아진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

현재 OLED 시장은 크기별로 모바일과 정보통신(IT), TV용 등으로 나뉜다. IT제품은 태블릿과 모니터, 노트북 디스플레이 등이다. 8.6세대 OLED는 모바일보다는 IT용에 주로 쓰인다.

IT향 OLED는 아직 많이 보급되지 않아서 패널 업체에는 기회의 시장이기도 하다. OLED는 LCD 대비 상당히 비싼 편인데, 8.6세대 OLED로 크기가 확대되면 생산 비용이 절감되고 이를 탑재하는 기기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가 8.6세대 OLED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남상욱 산업연구원(KIET) 부연구위원은 “8.6세대 OLED 투자가 이미 늦었지만 여기서 더 늦어지면 먼 미래에 OLED 시장에서 크게 밀릴 수도 있다”며 “앞으로 많은 수요가 예상되는 IT OLED 시장과 직결되는 만큼 투자를 미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는 8.6세대 OLED에 대한 투자 결정을 아직 내리지 않았다. ‘기존 LCD 사업을 OLED로 전환한다’는 입장은 유지하면서도 구체적으로 8.6세대 OLED 투자에 대해서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 오히려 LG디스플레이 안팎에서는 투자에 선을 긋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회사의 재무건전성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LG디스플레이는 6세대로 IT향 OLED를 제조하고 있는데, 굳이 수조 원에 달하는 8.6세대 OLED 투자비용을 감내하며 무리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LG디스플레이의 부채비율은 282%다. 부채비율이 200%를 넘기면 재정 건정성이 나쁜 것으로 평가된다. 현금비율도 13.7%로 낮은 편이다.

▲LG디스플레이 로고 (자료제공=LG디스플레이)

이미 경쟁사들은 지난해부터 8.6세대 OLED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비전옥스는 8.6세대 OLED와 관련해 각각 4조 원, 11조 원, 1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무 상황이 나쁘지만 시장을 멀리 볼 때 8.6세대 OLED 투자를 포기해선 안 된다는 조언이 나온다. 남상욱 부연구위원은 “이번에 마련하게 된 매각대금 2조 원은 8.6세대 OLED 투자 비용으로 부족하다”라며 “계열사 단독 결정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LG 그룹 차원에서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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