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헤즈볼라에 제한적 지상전 개시”…18년 만에 다시 국경 넘어

입력 2024-10-0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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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레바논 전쟁 당시 철수한 날 지상 급습
중동 확전 위기 최고조
탱크·장갑차 최소 120대 배치…작전 규모 확대 가능성
최악의 상황 땐 유가 100달러 가능성
글로벌 경제, 인플레 등 악영향 불안 고조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에 대한 지상 작전을 공식화했다. 제2차 레바논 전쟁이 있었던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하면서 중동 확전 위기가 임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성명에서 “정치권의 결정에 따라 몇 시간 전 우리 군은 레바논 남부에 있는 헤즈볼라 테러 목표물과 인프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제한적이고 국지적이며 표적화한 지상공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표적들은 국경과 가까운 마을에 있으며 이스라엘 북부의 우리 공동체에 즉각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군과 포병대 등도 레바논 남부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하며 지상군 지원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은 “총참모부와 북부사령부의 체계적인 계획에 따라 작전을 수행하고 있으며 군인들은 최근 수개월 간 훈련하면서 이를 준비해왔다”며 “이스라엘 북부 주민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실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지상전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전날 저녁 레바논 국경 근처 일부 지역을 군사제한구역으로 선포해 봉쇄하고 남부에 강도 높은 포격을 퍼부었다. 자정을 넘어서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국경지대 아다이시트, 크파르켈라 등 마을에서 국경을 가로질러 움직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이스라엘이 현재 국경 인근에서 제한적인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날은 제2차 레바논 전쟁에서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한 지 정확히 18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2006년 바로 이날 대부분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와의 수개월에 걸친 전쟁 끝에 철수했다.

▲1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가자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베이루트 도심을 공습한 데 이어 이날 레바논 남부에서 지상전을 시작했다. 베이루트/로이터연합뉴스
현재까지는 지상 작전이 제한된 지역에서 소규모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스라엘이 최근 북부 지역에 병력 수천 명을 집결하고 적어도 120대의 탱크와 장갑차 등을 국경 인근에 배치해 향후 작전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짚었다.

중동 긴장 고조에도 글로벌 원유시장은 잠잠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전날 각각 0.1%, 0.3% 하락하는 등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이날 지상전 발발 소식에도 아시아시장에서 두 유종 모두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산유국의 공급 확대 전망과 중국을 필두로 한 세계적인 수요 둔화 불안이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를 상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충돌이 더 거세져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이 일어나면 국제유가가 지금보다 약 30달러 더 오른 배럴당 100달러 선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르무즈해협은 오만과 이란 사이에 있는 주요 해상 통로로, 세계 석유의 약 5분의 1이 지나가는 길목이다. 이 경우 인플레이션 쇼크와 그에 따른 경기침체 등 세계 경기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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