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특검법 재표결…잃을 것 없는 野, 불안한 與

입력 2024-09-3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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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오른쪽) (뉴시스)

다음 달 쌍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정치권에선 여당 내 이탈표 발생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30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비롯해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들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재가하면 국회는 재표결을 진행해야 한다. 거부권 행사 시한은 다음 달 4일까지로, 윤 대통령이 세 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 취임 이후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24건으로 늘어나게 된다.

민주당은 김 여사를 둘러싼 ‘공천개입 의혹’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전 국회 재표결을 진행하기 위해 본회의를 주말에 여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9월 30일 국회로 이송하면 10월 4일 본회의를 열고, 10월 4일 이송하면 5일이 토요일이지만 재표결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건희 특검법은 이번 재표결에서도 폐기 수순을 밟을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이탈표 규모에 따라 여당 내 계파 갈등의 뇌관이 터질 수 있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친한(친한동훈)계 인사 위주로 ‘김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꾸준히 표출돼왔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의 지지율 동반 하락 원인 중 하나로 김 여사 논란이 꼽히면서 여당 내부에서도 특검법을 바라보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 여론도 일찍이 등을 돌린 상황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김건희 특검법’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65%, 반대한다는 응답은 24%로 조사됐다. 보수층에서도 특검법에 찬성하는 응답이 반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 같이 흘러가면서 야권에서도 이번 재표결이 ‘가결’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는 분위기다.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전날(29일) “이탈표가 있을지 없을지 저는 점쟁이가 아니어서 (모른다)”면서도 “다만 국민적 압박이 더욱 세질 거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반드시 균열이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도 “대통령에게 헌법이 부여한 거부권은 가족을 지키라고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양심이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이라면 고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표결이 부결된다고 하더라도 민주당 입장에선 부담이 적다. 언제든 다수 의석을 이용해 법안을 재추진할 수 있고, 다음 달 7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에 대한 공세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은 별도로 ‘김건희 여사 진상규명 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장외 여론전까지 병행하는 등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총력전도 불사할 전망이다.

앞서 황정아 대변인은 27일 “당 차원에서 TF를 꾸릴 예정”이라며 “(김 여사의) 공천 개입 논란과 관련해선 곧 있을 국정감사에서도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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