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내달 4일 27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중국산 전기차 수입에 대한 고율 관세 여부를 묻는 투표를 시행한다고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다만 EU와 중국 측이 진행 중인 막판협상에 따라 투표 일정은 변경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EU 회원국들은 중국산 전기차에 관한 규정 초안을 전달받았으며, 내주 투표가 이뤄질 예정이다. 회원국 투표에서 EU 인구 65%를 차지하는 15개 이상 회원국이 찬성하면 11월부터 집행위 원안대로 상계관세 부과가 확정된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토대로 저가에 전기차를 유럽에 수출해 유럽 자동차 산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17.0~36.3%포인트(p) 상계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렇게 되면 기존 일반 관세율 10%에 더해 최종 관세율은 27.0∼46.3%로 인상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EU는 당초 25일에 상계관세 부과 여부를 묻는 투표를 부칠 계획이었으나 이를 연기했다. 중국 왕원타오 상무부 부장(장관)이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 등을 방문하며 설득 작업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관세 부과 대신 수출 가격과 물량을 통제하는 방안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스페인과 헝가리와 같은 국가에는 현지 자동차 공장 투자 확대 등 유화책을 펼치고 있는 동시에 유럽산 유제품이나 브랜디, 돼지고기 등에 대해 조사를 하면서 유럽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페인과 독일 등 일부 회원국들이 상계관세 부과 방침이 무역 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며 EU 방침에 반기를 들면서 불협화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EU 차원에서는 지금까지 중국의 제안을 모두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