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각 선 그은 영풍…고려아연 "머릿속엔 매각 기대감뿐"

입력 2024-09-2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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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24일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에서 열린 MBK·영풍과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기자회견에서 공개매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영풍이 공식적으로 중국 매각 가능성을 일축한 가운데, 고려아연은 "핵심 자산을 빼가거나 수익화하는 방안이 많다는 것을 MBK파트너스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오전 진행된 영풍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 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강성두 영풍 사장은 간담회에서 "저와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회사에 존재하는 한 고려아연을 중국에 안 판다. 팔 생각이 없다"면서 인위적 구조조정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고려아연은 "비철금속 세계 1위인 고려아연의 각종 핵심 기술을 중국 등 해외에 팔거나, 기술 공유 등을 통해 사실상 해외로 이전하는 등 핵심 자산을 빼가거나 수익화하는 방안이 많다는 것을 MBK는 잘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약속 역시 믿을 수 없다"며 "MBK가 진행해 온 과거 많은 기업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인력 감축 등 갈등이 발생하며 사회적 문제로 비화했다는 사실을 온 국민이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MBK는 기업 인수 후 부당한 인력 구조조정 등으로 고용 및 지역사회에 물의를 야기했다"며 "유통업체의 M&A 이후엔 점포를 즉각 폐점하고 인력 구조조정까지 강행했으며, 식품업체 인수 후엔 폭리와 과도한 배당 등으로 논란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성장보다는 투자금 회수가 우선인 투기적 사모펀드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라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기자회견에서는 공공연히 7~8년 뒤 매각 등을 언급하며 회사를 팔아치우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스스로 밝혔던 회사에 대한 화학적 결합에도 몇 년이 걸리는 상황에서 적대적 M&A를 시도하며 머릿속에 온통 매각에 대한 기대감뿐이라는 점이 분명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또 "영풍은 2022년 환경부와 약속한 환경오염 개선 조건조차 지키지 못할 거라는 점을 기자회견에서 공식화하며 경영 능력이 없음을 스스로 인정했다"며 "황산을 스스로 처리하지 못해 온산제련소에 떠넘기려 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무능 경영"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앞서 MBK는 고려아연의 배당금을 2만5000원까지 올리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당장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며 "투자자들을 호도해 공개 매수에 끌어들이려고 한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국 MBK와 영풍은 주주가치 제고보다는 투자금 회수(MBK)와 환경오염 개선 비용(영풍)이 필요해 배당금을 올리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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