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퇴사한 ‘AI 천재’ 샤지르 부사장으로 재영입...3.6조원 투입

입력 2024-09-2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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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퇴사한 ‘AI 개발 주역’ 샤지르, 부사장으로 영입해
스타트업 ‘캐릭터.AI’와 라이선스 계약 통해 영입
구글, 오픈AI보다 먼저 챗봇 개발했지만, 공개 꺼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지난해 6월 27일 구글 베이 뷰 캠퍼스가 보인다. 마운틴뷰(미국)/AFP연합뉴스

구글이 인공지능(AI) 최고 인재로 통했던 전 직원을 다시 영입하기 위해 3조 원이 훌쩍 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입했다고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구글은 2021년 구글을 퇴사하고 AI 스타트업 ‘캐릭터.AI’를 설립한 노엄 샤지르를 재영입하기 위해 개발비 부족으로 허덕이던 캐릭터.AI와 27억 달러(약 3조6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계약 명목은 기술 라이선스 확보를 위한 것이지만, 샤지르가 구글에서 다시 일하는 조건이 계약의 주된 목적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노엄 샤지르. 출처=링크드인

구글 내부에서도 샤지르의 구글 복귀가 이번 수십억 달러의 ‘라이선스 계약’의 이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번 계약으로 샤지르는 수억 달러를 번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를 매각하거나 상장하지 않은 창업자가 라이선스 계약 받은 금액으로는 매우 이례적인 금액이다. 샤지르는 이미 부사장 직함으로 구글에 복귀해 AI 모델인 제미나이의 차세대 버전을 이끄는 3인 중 한 명으로 일하고 있다.

샤지르는 AI 분야 천재로 통하는 인물이다. 2015년 구글 최고경영자(CEO)였던 에릭 슈미트는 한 강연에서 샤지르가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춘 AI를 구축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인재로 추켜세우기도 했다.

2000년 구글에 입사한 샤지르는 2017년 구글 재직 당시 생성형 AI 기술의 토대가 된 주요 논문을 공동 발표했다. 이후 샤지르는 구글 직장 동료인 다니엘 드 프레이타스(Daniel De Freitas)와 함께 ‘미나’(Meena)라는 이름의 챗봇을 개발했다. 이 챗봇은 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용자와 농담을 주고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내부에서는 구글의 기존 검색엔진 서비스를 대체하고 수조 달러 매출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구글이 안전과 공정성 등을 이유로 챗봇을 공개하지 않자 샤지르와 드 프레이타스는 2021년 구글에서 나와 캐릭터.AI를 차렸다. 이후 샤지르는 과거 구글이 AI 개발에서 지나치게 위험 회피적으로 변했다고 공개 발언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1년 후인 2022년 오픈AI가 챗GPT를 내놓으면서 업계의 돌풍을 일으키면서 구글이 챗GPT와 비슷한 AI 챗봇을 먼저 개발하고도 안전성 등을 이유로 출시를 늦추다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주도권을 내줬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샤지르 영입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했던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최근 한 콘퍼런스에서 “구글이 기존에는 AI 애플리케이션 사용에 지나치게 소극적이었지만 이제 최대한 빨리 개발·출시하고 있다”면서 샤지르의 복귀에 대해 “굉장하다”고 말했다.

소규모 스타트업과 기술 라이선스 계약 형태로 핵심 인재를 영입하는 것은 구글이 처음은 아니다. MS와 아마존도 규제 당국의 승인 필요 없이 AI 인재를 영입할 수 있어 올해 비슷한 거래를 진행했다. 다만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이 AI 개발 경쟁에 과도한 지출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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