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최종 성과 예측 어려운 증권사 부동산PF 익스포져 6.5조”

입력 2024-09-2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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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국내 증권사들의 전체 '정상' 또는 '요주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에서 만기가 1년 넘게 남았거나, 본PF 중 아직 분양을 개시하지 못해 등 최종 성과 예측이 어려운 익스포져(위험노출액)가 6조 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PF 자산건전성 지표가 PF 사업성 평가로 빠르게 악화하고 있음에도 재구조화와 경공매를 통한 부실정리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신속한 부실 사업장 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5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상반기 말 기준 '요주의' 이하 증권사 PF익스포져(위험노출액) 건전성 지표는 31%로 작년 말 23% 대비 약 8%p(포인트) 늘었다. 브릿지론의 요주의 이하 자산은 49%로 전체의 절반 가까운 수준이었고, 본 PF에서 약 28%를 차지했다.

요주의 자산 비중이 높다는 것은 내년 상반기 이전에 부동산 PF 만기가 도래했을 때 요주의 사업장을 중심으로 부실이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브릿지론은 수도권 비주거 시설과 비수도권 주거 시설을 중심으로 고정이하로 변경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한신평은 "1차 사업성 평가 결과 더욱 구체화된 사업성 판단 기준이 도입되면서 브릿지론의 사업성 저하가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증권사 부동산 PF 중 약 1조4000억 원이 추가로 고정이하 전이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정상', '요주의' 브릿지론 5조3000억 원 중 비수도권 또는 비주거형은 3조9000억 원이었다. 이중 내년 상반기 전에 약 1조 원이 고정 이하로 전이되면 건전성 지표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커진다.

한신평은 브릿지론 추가 부실이 확산하면 자사가 유효등급을 보유 중인 증권사 평균 브릿지론 고정이하비율은 기존 38%에서 52%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본PF를 합산한 전체 부동산PF 고정이하비율도 기존 22%에서 29% 수준으로 상승한다.

한신평은 "브릿지론 절반이 1년 내 고정이하로 분류되고 있다. 사실상 사업성이 저하된 건 대부분이 1년 내 재구조화와 정리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며 "건전성 지표가 가장 낮은 중소형사의 경우 대부분 부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브릿지론 고정이하비율이 90% 수준을 넘길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말 증권사의 브릿지론과 본PF 충당금은 약 2조 원 수준으로 추정됐다. 다만 이는 한신평이 다루고 있는 증권사 부동산PF 건 중 요주의 이하 건의 충당금만 합산한 결과로 부동산 PF 전체 익스포져에 대한 실제 충당금 설정 규모는 더 클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신평은 "추가 충당금 반영 시 전체적인 부동산 PF 충당금 규모는 한국신용평가의 금융업권 부동산PF 스트레스 테스트 손실 규모와 비교했을 때 적정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후 부실화 부담은 상당 수준 완화할 것"이라고 했다.

전체 정상, 요주의 부동산PF 22조5000억 원 중에서 만기가 1년 이상 남거나 분양을 시작하지 못해 한신평이 중장기적으로 모니터링할 정상 또는 요주의 익스포져는 약 6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비분양형 본PF와 브릿지론이 2조4000억 원(36.3%)을 차지했다.

한신평은 "내년에도 증권사 PF 브릿지론 부실정리는 지속할 것으로 전망돼 증권사들은 부실화된 사업장 정리, 중장기적 본PF 엑싯 부담에 대비해 선제적인 재무여력 확보가 중요한 과제"라며 "신속한 부실 사업장 정리가 필요한 동시에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부동산금융을 대체할 만한 수익원 확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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