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스텐트 환자, 다른 수술 위해 아스피린 복용 중단해도 안전

입력 2024-09-25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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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팀, 비심장수술 전후 ‘아스피린 복용 중단’ 효과 분석

▲안정민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받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심장 스텐트를 삽입하고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환자가 다른 수술을 받기 위해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해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은 심장내과 안정민·강도윤 교수팀이 약물 용출성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비심장수술을 받기 전후 일시적으로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한 효과를 분석한 결과, 아스피린을 지속적으로 복용한 환자와 비교하여 사망·심근경색·혈전증·뇌졸중 등 주요 임상사건 발생률이 큰 차이가 없었으며 오히려 출혈은 감소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심장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미국심장학회지(JACC, IF 21.7)에 게재됐으며,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심장 분야 최고 권위 학회인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Congress 2024)’에서 발표됐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경우, 스텐트를 삽입해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관상동맥 중재시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특히 약물 용출성 관상동맥 중재시술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된다. 풍선에 덮인 약물 스텐트를 관상동맥이 좁아진 부분에 위치시킨 후, 풍선을 부풀려서 스텐트를 넣는다. 스텐트 표면에 코팅된 약물이 방출되면서 관상동맥이 좁아지는 것을 방지하고 상처 부위를 치유한다. 시술 이후에는 혈액이 원활하게 흐를 수 있도록 아스피린을 복용한다.

아스피린이 혈액을 묽게 하는 역할을 한다. 치아 발치나 용종 제거를 위한 내시경치료, 암 수술 등 다른 질환으로 수술받을 때 출혈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약물 용출성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받은 환자가 암이나 고관절, 무릎 등 심장수술이 아닌 다른 수술을 받게 되면 수술 전후 일시적으로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 안전할지에 대한 논의가 지속돼왔다.

안정민·강도윤 교수팀은 2017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 인도, 터키 등 3개국 30개 기관에서 약물 용출성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받은 지 1년 이상 지난 환자 92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추진했다. 비심장수술을 받기 전후 지속적으로 아스피린을 복용한 집단 462명과 비심장수술 5일 전부터 아스피린을 비롯한 모든 항혈소판제 복용을 중단한 집단 464명으로 나눠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수술 5일 전부터 수술 후 30일간 사망·심근경색·혈전증·뇌졸중 등 주요 임상사건 발생률이 아스피린 복용 집단에서는 0.6% 발생했다. 아스피린 복용 중단 집단에서는 0.9% 발생해 두 집단 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두 집단 모두 혈전증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주요 출혈 발생률도 두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다만 경미한 출혈은 아스피린 복용 집단에서 14.9% 발생해 아스피린 복용 중단 집단 10.1%에 비해 더 자주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민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약물 용출성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받은 환자에게 비심장수술을 시행할 때 아스피린 복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해도 안전하다는 중요한 연구결과를 얻었다”며 “다만 환자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기보다, 반드시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의를 통해 약물 중단을 결정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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