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독대 요청 논란에 여당 잡음...대통령실은 사실상 거부

입력 2024-09-2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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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위해 출국하며 환송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요청한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 요청에 대해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의료개혁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만찬이 분위기 쇄신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여당 안에선 독대 요청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졌다.

23일 한 친한계 인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두 분의 독대는 필요하다고 본다”며 “추석은 넘겼지만, 의사가 일부 구속되거나 내년 무더기 유급 사태 등 근본적인 문제가 남아있다. 의대정원과 관련해서만이라도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며 의료계 이야기도 전달하고, 대통령 말씀도 들어보고 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른 친한계 의원도 “만찬만 하신다면 오픈된 공간인 만큼 의제가 제한되기도 하고, 이렇다 할 결론이 없더라도 두 분이서 대화하시며 하실 수 있는 게 있다”고 본다“며 ”독대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다만 당내에서도 독대 요청 자체도 별도의 사안인 데다 결정이 되지도 않았는데 보도가 먼저 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야당에서는 탄핵 정국에 군불을 때고 있는데, 당과 대통령실이 갈등을 빚는 게 된 것 아니겠나”라며 “한 대표와 대통령 두 분 모두에게 부담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대는 따로 하는 것 아닌가. 비공식 소통도 가능한데 만찬을 앞두고 독대를 요청한 것도 이례적인데 먼저 보도까지 나온 상황”이라며 “당정의 공멸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날 KBS라디오에 “(독대 요청이) 사전에 공개되는 것은 좀 이례적인 일”이라며 “곤혹스러운 상황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내다봤다. 김 최고위원은 “통상적으로는 대통령과 만나서 이런 대화가 있었다고 추후에 공개하면 훨씬 신뢰성도 높아지고 좋아질 것”이라며 “사전에 공개가 됨으로써 양쪽 다 부담스러운 상황이 된 것은 좀 안타깝다”고도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독대는 그렇게 떠벌리고 하는 것이 아니다”며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독대가 아니라 보여주기식 쇼에 불과하다”고 맹비난했다. 홍 시장은 “당 장악력이 있어야 믿고 독대하지, 당 장악력도 없으면서 독대해서 주가나 올리려고 하는 시도는 측은하고 안타깝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주말 동안 “상황을 지켜보자”며 즉답을 피한 데 이어 이날 오후에는 “별도로 합의할 사안”이라며 사실상 독대 요청을 거절했다.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은 만찬 사흘 전인 21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다만 독대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도가 나오면서 대통령실에서는 불편한 기색이 감지됐고, 당정 간 미묘한 신경전이 불거졌다. 당 지도부 측에서는 문제가 된 독대 요청 공개에 대해 “상대가 있는 사안인 만큼 독대 요청 여부를 함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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