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상반기 건설사 순차입 1.6조→4조 급증…대형건설사 위주 PF보증↑”

입력 2024-09-23 16:54수정 2024-09-2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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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한국신용평가 크레딧이슈 세미나에서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이 발표하고 있다. @hiehllo (정회인 기자)

국내 건설사들의 우발채무 리스크가 최근 주택시장 반등과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여 내년 상반기까지는 반등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신세계건설, GS건설, SK에코플랜트 등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매출채권이 확대하면서 재무여력이 급감해 현금 대응력에 대해 집중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신용평가는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신용등급 이슈 세미나를 열고 하반기 산업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평가되는 철강, 석유화학, 건설, 유통 등 4개 산업을 중심으로 하반기 업황 위험요인과 신용평가 주안점을 발표했다.

내년에도 국내 건설업의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흑자전환)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부동산 반등을 위해서는 지방 주택시장의 회복이 필수적인 가운데 '서울과 인천·경기', '광역시 및 지방' 간의 양극화가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수도권 주택 반등의 배경으로 "공급물량 축소 우려가 가격 상승에 대한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며 "수도권은 대출규제 등으로 수요가 일부 위축될지라도 단기간 내 공급 부족이 해소되지 않아 견고한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지방 주택시장은 부진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이외 지방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도권과 비교해 매매거래량 회복도 제한적인 수준이다. 지난해 일시적으로 반등했던 지방 민간아파트 초기분양률도 2022년 말 강원도발 금리급등 사태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실거주 수요는 위축되는 가운데, 신규 주택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하고 있어 당분간 지방 주택시장의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연구원은 "지방 사업장은 초과 공급물량의 소진 전까지 시장 냉각이 계속할 것"이라며 "향후 기준금리 인하에도 강도높은 대출규제 등으로 추가 수요개선 효과는 크지 않다"고 예상했다.

문제는 건설사들의 누적되는 매출채권 재무 부담이다. 공사미수금, 미청구공사를 포함한 매출채권의 급격한 증가 배경에는 건설사들의 부진한 영업현금흐름이 있다. 한국신용평가가 유효 등급을 보유 중인 13개 건설사의 순차입금 합산은 작년 말 1조6000억 원에서 상반기 4조 원으로 크게 뛰었다.

최근 주택공급이 많았던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매출채권 부담이 확대하는 모습이다. 신용등급 'BBB+'에서는 보성그룹 산하의 한양건설(BBB+)과 서희건설(27.5%)의 PF보증 규모가 높았다. 일부 건설현장들이 브릿지론을 진행 중임에도 추가 신용보강 등의 영향으로 건설사 합산 PF 보증 규모는 작년과 유사한 27조 원 수준에서 쉽게 줄어들지 못하는 상태다.

전 연구원은 "분양경기 일부 개선에도 건설업 전반의 리스크 요인들이 아직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지방주택 및 비주택 경기회복의 불확실성, 건설사 추가 부실인식 가능성 등은 영업실적 및 신용도에 부담 요인"이라며 업체별로 PF우발채무 실질 리스크, 영업자산 회수 가능성 등 재무적 대응력 확보 여부 등을 모니터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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