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전 불사' 이스라엘, 헤즈볼라에 ‘암묵적 최후통첩’…미국도 전면전 경고

입력 2024-09-2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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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접근법으로 군사적 압박했지만
헤즈볼라 반격으로 전면전 턱밑까지 와
가자전쟁 개전 이후 최대 규모 교전
이스라엘 “레바논 지상군 투입 배제 않을 것”
미국 “임계점 넘어선 안 돼” 경고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사이의 전면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최근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전방위적 공세는 물러나거나 전쟁을 치르라는 ‘암묵적 최후통첩’에 해당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분석했다.

특히 헤즈볼라가 물러나지 않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한 지상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전면전 가능성이 여느 때보다 커졌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가자지구 전쟁을 배경으로 벌어졌지만, 점점 더 전쟁의 초점이 이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스라엘은 최근 정보력과 군사력을 동원해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강화했다. 헤즈볼라 전투원들이 소지하던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기(워키토키)를 무더기로 폭파해 통신 시스템을 마비시키는가 하면, 베이루트 공습으로 정예 라드완 부대 지도부 대부분을 제거했다.

▲22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집킨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발생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집킨(레바논)/AFP연합뉴스
이는 1년 가까이 이어진 헤즈볼라와의 분쟁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 일부라고 이스라엘 관리들은 말했다. 그동안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서로가 공격할 수 있는 장소, 사용 무기, 민간인 또는 전투원 살해 여부 등을 정해진 ‘비공식 규칙’에 따라 싸워왔다. 하지만 베이루트 공격은 이러한 게임의 규칙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한 이스라엘 관리는 “베이루트 공격은 이스라엘이 이러한 긴장 고조 행위를 더는 레드라인으로 보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전략적 변화는 뚜렷한 외교적 탈출구가 없는 국경 간 분쟁에서 전환점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WSJ는 짚었다. 헤즈볼라는 가자전쟁이 끝날 때까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와의 휴전 회담은 수개월째 결실을 보지 못하고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문제는 이스라엘의 새로운 접근법이 양측 모두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의 군사적 압박에도 헤즈볼라는 굴하지 않고 반격을 이어갔다. 헤즈볼라는 이날도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 등 115발을 발사했다. 이스라엘도 헤즈볼라 거점을 타격하는 등 반격을 이어갔다.

▲레바논 남부 조타르 마을이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따른 섬광으로 뒤덮여 있다. 조타르(레바논)/AFP연합뉴스
레바논이 제2의 가자지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IDF) 수석 대변인은 23일 언론 브리핑에서 ‘이스라엘 지상군이 국경을 넘어 레바논을 급습할 수도 있는지’라는 질문에 “자국 북부의 안보를 회복하는 데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헤즈볼라가 우리 본토를 겨냥해 공격을 가하려는 정황이 포착됐다”며 “이에 레바논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우리 군이 광범위한 정밀 폭격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새로운 전술적 접근 방식을 이해한다면서도, 헤즈볼라에 대한 대응이 임계점에 도달하지 않아야 한다고 직접 경고했다. 또 이스라엘 측에 “대응할 때에도 외교적 해결의 여지를 남겨두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전날 레바논에 대한 여행 경보를 ‘여행 금지’에 해당하는 최고 단계인 4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모든 자국민에게 이용할 수 있는 상업적 선택지를 통해 현지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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