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영풍, 치닫는 갈등…이번엔 '이사회 기능' 놓고 여론전

입력 2024-09-2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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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ㆍ영풍-고려아연, 이사회 기능 두고 장외전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이사회 기능 심각하게 훼손” 비판에
고려아연 “영풍, 중대재해로 대표이사 2명 구속됐는데 중대 결정”

▲이투데이DB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고 있다.

영풍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함께 공개매수를 통한 고려아연 지분 확대에 나선 가운데, 양측은 이사회 기능을 두고서도 장외전을 이어갔다.

22일 고려아연은 보도자료를 내고 “영풍은 사망 사고와 중대재해 문제로 최근 대표이사 2명이 모두 구속된 상태에서 누가 어떻게 (고려아연 공개매수) 결정을 내린 것인지에 대해서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풍은 잇단 근로자 사망 사고로 지난달 박영민·배상윤 각자 대표이사가 구속됐고, 현재 이사회에는 3명의 비상근 사외이사만 남아 비상경영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 3명의 사외이사에 대해서도 “영풍의 제련업은 물론, 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성이라는 평가가 많다”며 “영풍의 후진적 지배구조가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영풍과의 주주 간 계약을 통해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MBK파트너스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고려아연은 “투기자본인 MBK파트너스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손을 잡은 영풍이 지배구조와 이사회 운영, 사회적 책임 등에 있어 사회적 지탄을 받는 기업임에도 이에 대해선 눈을 감은 채 경영권을 뺏으려는 고려아연에만 일방적이고 왜곡된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는 전날 고려아연 사외이사 7명 전원이 적대적 M&A에 반대하고 현 경영진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하자,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이사회 기능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주장한 데 대해 재반박한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이사회 기능이 훼손된 근거로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에 직접 활용된 하바나1호 투자 △완전자본잠식 상태의 전자폐기물 재활용 업체인 이그니오홀딩스에 대한 5800억 원 투자 등을 제시했다.

MBK파트너스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이사회 결의 없이 원아시아파트너스에 약 5600억 원의 고려아연 자금을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원아시아파트너스는 최 회장의 중학교 동창으로 알려진 지창배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다.

MBK파트너스는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영하는 8개 펀드의 출자금 80~90% 이상이 고려아연에서 지급됐고, 6월 말 기준 1378억 원(-24.8%)의 손실이 났다”고 추정했다.

고려아연 자금 약 1000억 원이 출자된 하바나1호는 직접적으로 SM엔터테인먼트 주식에 대한 고가 매수와 시세 조종에 활용된 혐의를 받는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자본시장법 위반과 횡령, 배임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된 상태다.

이그니오홀딩스 인수와 관련해서는 “이사회에 이그니오홀딩스에 대한 상세한 가치평가 내역이나 정보가 전달되지 않았으며, 투자보고서를 요구한 영풍 장형진 고문 및 영풍 측의 요청도 묵살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13일부터 내달 4일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해 고려아연 지분을 최소 6.98%에서 최대 14.6%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영풍과 장형진 영풍 고문 일가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율은 33.1%, 최 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15.6%다.

최 회장 입장에서는 공개매수를 저지할 수 있는 우군 확보가 절실하다.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현대차, LG, 한화 등을 비롯해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협력 관계를 맺은 일본 소프트뱅크, 한국투자증권 등이 백기사로 거론된다. 최 회장 역시 국내외를 넘나들며 우군 확보 작업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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