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아끼면 주는 '에너지 캐시백', 정부 예산에서 소비자 부담으로

입력 2024-09-2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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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예산 25억6000만 원 책정에 지급액은 104억 원…초과 집행 한전이 부담
에너지 캐시백 사업비, 기후환경요금에 넣기로

▲지난달 27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한전 협력업체에서 관계자가 8월분 전기요금 고지서 발송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주택용 전기 사용자가 예전보다 전기를 아끼면 요금을 깎아주는 '에너지 캐시백' 사업의 재원이 정부 예산이 아닌 소비자가 내는 전기 요금으로 마련된다.

22일 정부와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5월 에너지 캐시백 사업비를 전기요금의 구성 항목인 기후환경요금에 넣을 수 있도록 정부 승인을 받아 전기공급약관을 개정했다.

에너지 캐시백은 전기 절약 문화 확산을 위해 마련된 국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직전 2개년과 비교해 전기 사용량을 3% 이상 줄이면 절감률에 따라 1kWh(킬로와트시)당 30∼100원을 다음 달 요금에서 차감해 준다.

지난해 상반기 20만 세대 수준이던 에너지 캐시백 가입 세대는 정부의 적극적인 가입 권장으로 최근 100만 세대까지 늘었다.

사업도 성공적으로 정착해 지난해 에너지 캐시백 사업을 통해 절약한 전기는 95만 가구의 1개월 전력량인 231GWh(기가와트시)에 달한다.

사업 진행으로 한전은 지난해 에너지 캐시백에 성공한 세대에 총 104억 원을 지급했다.

다만, 정부의 2023년 에너지 캐시백 사업 예산은 25억6000만 원으로 초과 집행된 78억 원에 대해 정부는 한전이 먼저 부담한 뒤 향후 전기요금에 반영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최근 펴낸 2023회계연도 결산 검토 보고서를 통해 "국회 심의로 사업비가 확정됐음에도 초과 집행한 지원금 78억 원을 차후 기후환경요금에 반영하고 궁극적으로는 전기 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하는 것은 국회 심의 취지를 존중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라며 "초과 집행 부담을 전기 소비자 또는 공공기관 부담으로 전가하는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는 정부가 예산 지원을 하지 않으면서 전기 사용자들이 함께 부담을 나눠지게 됐다.

한전은 약관 개정을 통해 향후 전기요금 조정 때 에너지 캐시백 사업 비용을 기후환경요금에 반영할 준비 작업을 마쳐 놓은 상태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 네 항목으로 구성된다. 기후환경요금은 신재생에너지 의무 할당제(RPS) 이행, 석탄 발전 감축 등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들어가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전력량에 비례해 부과하는 요금이다. 현재 1kWh당 9원이 부과된다.

올해는 작년보다 에너지 캐시백 가입 세대가 크게 늘었기 때문에 올해 연간 소요 재원은 작년의 104억 원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전이 약관을 개정해 에너지 캐시백 비용을 기후환경요금에 반영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라며 "에너지 절감을 촉진하는 에너지 캐시백은 기후환경요금 목적에도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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