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서 폭발한 무전기는 일본산…아이콤 “10년 전에 생산 중단”

입력 2024-09-1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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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콤 “이미 단종, 폭발 제품에 위조 방지 스티커 없어”
WP “헤즈볼라가 5개월 전 구매”

▲레바논 발벡에서 18일(현지시간) 무전기 폭발로 타버린 오토바이들이 보인다. 발벡(레바논)/신화연합뉴스
레바논에서 무선호출기(삐삐)에 이어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한 무전기는 일본 기업이 만든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레바논 국영 통신은 폭발한 무전기에 ‘아이콤’이라는 브랜드명과 모델 번호 V82가 적혔다고 보도했다.

아이콤은 일본 무선 장비 제조업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아이콤은 성명을 내고 “당사는 2004년부터 2014년 10월까지 IC-V82 핸드헬드 라디오를 생산했다”며 “이 기간 중동을 포함한 해외 시장에 제품을 출하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모델은 10년 전 단종된 이후로 출하된 적 없다”며 “기기를 작동시키는 배터리 생산도 중단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폭발 사진에는 아이콤에서 위조 방지를 위해 기기에 부착한 홀로그램 스티커가 보이지 않는다”며 “제품이 우리 회사에서 배송됐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이콤은 1954년 설립된 기업으로, 오사카에 본사를 두고 있다. 해양·항공 무전기부터 내비게이션에 이르기까지 무선 통신 제품을 생산하고 미국과 호주 등 전 세계 80개국 이상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일본 오사카에서 19일 아이콤 본사 간판이 보인다. 오사카(일본)/AFP연합뉴스
앞서 이날 레바논 전역에서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무전기가 다수 폭발해 최소 20명이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삐삐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해 12명이 사망한 지 하루 만의 일이었다. 폭발한 무전기는 헤즈볼라가 5개월 전 구매한 것이라고 WP는 설명했다. 10년 전 단종됐다는 제조사의 주장과 엇갈리는 대목이다. 일련의 폭발에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개입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날 터진 삐삐는 대만산으로 알려졌다. 대만 회사는 상표권만 허용했을 뿐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후 제품이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한 회사에서 생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모사드가 기폭장치를 삐삐에 장착하기 위해 유통 과정에 개입했다는 주장과 제조 과정부터 관여했다는 주장 등 무수한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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