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대규모 구조조정 단행…파운드리 분사하고 공장 건설 중단

입력 2024-09-18 13:15수정 2024-09-1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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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독립 자회사로…이후 상장도 고려
독일·폴란드 공장 건설 2년간 중단
말레이시아 프로젝트는 잠정 보류
아마존과는 AI 칩 생산 계약 체결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6월 4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2024엑스포에서 연설하고 있다. 타이베이/AFP연합뉴스
인텔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17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인텔은 전날 공개한 구조조정 방안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를 분사해 독립 자회사로 두고 유럽과 아시아에서 진행하던 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하거나 잠정 보류한다고 밝혔다. 인텔은 올해 이미 파운드리 사업부의 재무 실적을 별도로 발표하면서 분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파운드리 사업부는 구조조정을 통해 독립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한 후 별도로 상장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에 인텔 주가는 전날 뉴욕증시에서 6.4%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2.7% 뛰었다.

인텔은 또 폴란드와 독일에서 진행 중인 공장 건설을 2년간 중단하고 말레이시아 건설 프로젝트를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특히 독일 공장 건설 중단을 놓고 블룸버그통신은 “유럽연합(EU)의 반도체 야망에 타격을 줬다”고 평했다.

지난해 EU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 5분의 1을 역내에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자체적으로 반도체 지원법을 통과했다. 이 법에 따르면 인텔이 짓기로 했던 독일 마그데부르크 공장은 가장 많은 지원을 받을 예정이었다. 아직 공장 건설에 독일 정부 예산은 투입되지 않았고 EU 승인 마지막 단계를 남겨놓은 상태다.

인텔의 건설 중단으로 100억 유로(약 14조7499억 원)에 달하는 반도체 지원 예산을 어떻게 분배할지를 놓고 독일에서 다시 논쟁이 붙을 전망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인텔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부진한 실적 때문이다.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인텔은 3분기 순손실 전망과 함께 100억 달러(약 13조3200억 원)를 절감하는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올해 들어 주가는 이달 초까지 60% 폭락했다가 구조조정 기대에 일부 반등한 상황이다.

한편 인텔은 구조조정과 동시에 아마존과 인공지능(AI) 칩 생산을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인텔은 아마존 자회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클라우드 서비스용 AI 칩을 생산할 예정이다. AWS는 클라우드 컴퓨팅 업계 내 최대 공급업체로, 수년간 인텔 프로세서를 사용해 왔다.

인텔은 성명에서 “이번 계약은 고객사의 AI 앱 성능을 가속하기 위한 두 기업의 오랜 전략적 협력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라며 “인텔의 칩 설계와 제조 역량은 AWS의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클라우드, AI, 머신러닝 서비스와 결합해 공유 생태계 전반에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트 가먼 AWS CEO는 “우린 고객들에게 가장 강력하고 혁신적인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인텔과 차세대 AI 칩을 공동 개발함으로써 2006년 인텔 칩을 탑재한 첫 번째 상품을 출시한 이래로 지속 중인 협력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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