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책으로만 접했던 문학을 여행으로 만나는 시간

입력 2024-09-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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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성지들만 엄선…'여행지에서 만난 한국문학'

▲책 '여행지에서 만난 한국문학' 표지 (민음사)

문학을 진정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학창 시절, 책으로만 접하던 문학은 그저 시험 문제에 나오는 지루한 이야기였다. 알고 싶지도 않은 작가의 의도를 맞춰야 하고, 논리적 정합성만 따지는 식으로 접근했던 탓이 크다. 하지만 문학을 책이 아닌 삶으로 만나면 어떨까. 지루했던 문학이 숨을 얻어 새롭게 다가올지도 모를 일이다.

이 책의 저자는 한국문학사에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근거지 23곳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작가와 작품 세계를 담아냈다. 한국문학 성지들만을 엄선한 문학 여행기이자 생생한 현장의 언어로 쓰인 비평집인 셈이다. 연구자이자 문학평론가인 저자가 문학작품을 논리로 이해하는 것을 넘어 창작자의 삶을 이해하고자 지난 20년 동안 직접 발품을 팔며 기록한 여행기이기도 하다.

도시도 옷을 갈아입는다?…'유행과 전통 사이, 서울 패션 이야기'

▲책 '유행과 전통 사이, 서울 패션 이야기' 표지 (시대의창)

동네마다 패션은 다르다. 법원과 검찰, 로펌이 즐비하게 있는 교대역에는 주로 정장 차림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많다. 온갖 증권사ㆍ금융사가 몰린 여의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반해 홍대와 이태원, 성수는 저마다의 개성으로 무장한 사람들의 옷차림으로 화려하다. 이처럼 서울은 장소마다 또 시대에 따라 패션 스타일이 변모했다.

서울에는 독특한 패션의 역사가 있다. 조선 멋쟁이들이 유행을 선도했던 종로, 광장주식회사의 설립과 함께 시작한 동대문 상권, 임오군란 이후 일본인이 새로운 상권을 개발하여 쇼핑의 중심지가 된 명동, 서울의 어떤 지역보다 더 다양하고 복합적인 사회문화적 층위가 존재하는 이태원까지. 이 책의 저자는 패션을 통해 굴곡진 서울의 문화사를 살핀다.

소설가의 영화 감상법…'영화 보고 오는 길에 글을 썼습니다'

▲책 '영화 보고 오는 길에 글을 썼습니다' 표지 (안온북스)

빨간 안경을 쓴 이동진 영화평론가 옆에는 영화를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 소설가가 있다. 이동진 평론가가 영화를 형식적으로 해부할 때, 그는 영화의 이면을 독특한 시각으로 바라본다. 바로 김중혁 작가다. 그의 감상평은 대부분 답이 아니라 질문이다. 영화로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이야기를 호기심의 눈빛으로 바라본다.

이 책은 김중혁 작가가 쓴 영화에세이다. 그가 그동안 본 영화 가운데 자신을 뒤흔들었던 77편에 대한 글이 담겼다.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남는 생각들을 이미지로, 키워드로 정리해 한 편의 글을 구상해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작가로서의 혹은 관찰자로서의 역량뿐만 아니라 그림도 잘 그리는 그의 재주가 이 책에 오롯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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