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연수 간다는 병역기피자…법원 “병무청 국외여행 신청 불허 적법”

입력 2024-09-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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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영‧재병역 판정 검사 기피…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法 “소집 안 된 기피자, 병역법상 국외여행 허가 안 돼”

▲서울행정법원 (연합뉴스)

병역 기피자가 ‘어학연수를 간다’며 낸 국외여행 허가 신청을 거부한 병무청의 처분이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고은설 부장판사)는 최근 A 씨가 서울지방병무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국외여행 허가 신청 불허 처분 취소 소송에서 A 씨의 청구를 기각하고 병무청의 손을 들어줬다.

1993년생인 A 씨는 2013년 6월 현역병 입영 대상자 처분을 받았다. A 씨는 입영 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았고, 2018년 6월 남부지법에서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A 씨는 2020년 4월 재병역 판정 검사 통지서를 수령했지만, 검사를 받지 않았다. 이에 2021년 3월 법원은 병역법 위반 혐의로 A 씨에게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와 별개로 A 씨는 친형 명의의 근로계약서를 위조해 사문서위조죄 등으로 2021년 1월 남부지법에서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 벌금 400만 원을 선고받았다.

1년 이상의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A 씨는 병역법에 따라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 처분을 받았다.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기 중이던 지난해 10월 A 씨는 어학연수를 이유로 병무청에 국외여행 허가 신청을 했다. 병무청은 일주일 뒤 A 씨의 신청을 거부했다.

A 씨는 “병무청 처분으로 유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처분으로 달성할 수 있는 공익보다 학문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와 같은 기본권 침해가 더 크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병역법 제70조 제1‧2항, 병역법 시행령 제145조 제1항에 의하면 병무청장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재병역 판정 검사나 입영을 기피한 사람이 25세 이상인 보충역으로서 소집되지 아니한 경우 국외여행 허가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역의무의 이행을 위한 국외 거주‧이전의 자유 내지 학문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다른 경우에 비해 상대적으로 폭넓게 인정된다”면서도 “이 사건 처분이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해 원고의 거주‧이전의 자유 및 학문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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