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발목 잡힌 대형마트…“성장 속도 온라인 10분의 1 그쳐”

입력 2024-09-1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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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10년간 소매시장 구조변화 분석
온라인 12.6% 성장할 때 대형마트 1.2% 그쳐
온라인쇼핑 점유율 7년 전 대비 84.8% 커져
“대형마트 등 유통산업 발전방안 수립 필요”

▲(제공=대한상공회의소)

지난 10년간 대형마트의 성장 속도가 온라인 쇼핑의 10분의 1수준에 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형마트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시급히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통계청 소매판매액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난 10년간(2014~2023) 소매시장 변화를 살펴본 결과, 무점포소매(12.6%), 편의점(10.4%)이 소매시장 평균 성장률(3.2%)을 크게 웃돌며 시장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11일 밝혔다. 반면 슈퍼마켓(1.5%), 대형마트(1.2%), 전문소매점은 시장 평균 성장률을 밑돌며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코로나19의 확산과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빨라지면서 무점포소매와 편의점이 강세를 보인 반면 대형마트는 1~2인 가구의 증가와 영업규제의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제공=대한상공회의소)

지난해 국내 소매시장 규모는 10년 전인 2014년 382조3000억 원에 비해 33.3% 증가한 509조5000억 원으로 덩치를 키웠다. 연도별 성장세를 보면 2021년에 코로나 기저효과로 일시적인 반등세를 보인 것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2~4% 내외의 성장률을 보였다.

업태별 시장점유율을 보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무점포소매가 2014년 11.8%에서 2023년 25.7%로 2배 이상(117.8%) 늘었다. 이어 편의점(82.7%), 면세점(24.2%)도 시장 영역이 10년 전 대비 커졌다. 반면 전문소매점(-27.4%), 대형마트(-16.4%), 슈퍼마켓·잡화점(-14.4%)은 오히려 시장점유율이 축소됐다.

물가 변동분을 제거하고 업태별 실질적인 성장 여부를 보면 대형마트(-13.5), 슈퍼마켓(-13.7)은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이커머스가 급성장하면서 과거 소매시장을 주도했던 대형마트와 전문소매점 등 전통적인 채널들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며 “지방 상권과 오프라인 업태의 쇠퇴를 막기 위한 정책 개발과 오프라인 상권을 활성화를 위한 대형마트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제공=대한상공회의소)

온라인쇼핑의 시장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소매 판매에서 온라인 쇼핑 점유율은 2017년 17.3%에서 2023년에는 31.9%로 2017년 대비 84.8%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가구(34.2%)의 온라인쇼핑 점유율이 가장 높았고, 컴퓨터·가전·전자·통신기기(33.0%), 서적·문구(31.5%), 신발·가방(30.6%)도 30%대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어 화장품(25.3%), 의복(23.8%)이 20%대로 그 뒤를 이었다.

온라인 침투 속도에 있어서는 음·식료품 카테고리가 단연 빨랐다. 실제로 음식료품의 온라인 점유율은 2017년 7.1%에서 2023년 18.5%로 커졌다. 이를 반영하듯 2023년도의 음식료품의 온라인 거래액은 2017년 대비 3배가량(290.4%) 증가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지난 10년간 온라인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오프라인 시장의 위축,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유통시장은 과거와는 다른 시장으로 변화했다”며 “정부가 올해 하반기에 발표하기로 한 유통산업 발전방안에 대형마트 등을 포함해 향후 10년간의 지속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지원책이 수립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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