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수출 증가에도 내수 회복 지연...경기 개선 제약"

입력 2024-09-09 12:0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ICT 등 수출 높은 증가세 유지...제조업 회복세 지속"
"소매판매, 건설투자 부진 지속으로 내수 회복 지연"

▲추석 연휴를 일주일여 앞둔 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제수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한국 경제가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고금리 기조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가 개선되는 것을 제약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발표한 '경제동향 9월호'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중심으로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유지함에 따라 제조업 회복세가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소매판매와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하는 등 내수 회복세는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KDI는 "자동차 생산 차질로 제조업 관련 지표가 다소 조정됐지만 반도체 생산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제조업의 회복세는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건설투자 선행지표의 누적된 부진을 고려하면 당분간 건설투자와 관련 고용도 부진을 지속해 내수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개인사업자 연체율이 계속 상승하는 등 부채 상환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고 봤다.

7월 전산업생산은 기저효과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7% 오르며 직전 달(0.5%)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그러나 건설업 부진, 제조업 조정 등으로 계절조정 전월 대비로는 0.4% 감소했다.

광공업생산(3.8%→5.5%)은 기저효과로 증가 폭이 확대됐으나 생산시설 정비, 임금 협상 등으로 자동차(-14.4%)가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계절조정 전월 대비로는 3.6% 감소했다. 재고율(107.1%→112.7%)은 상승하고 평균가동률(73.8%→71.4%)은 하락하는 등 제조업 회복세는 다소 조정됐다.

수출은 ICT 품목을 중심으로 견실한 회복 흐름을 이어갔지만 소매판매와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하면서 내수는 미약한 수준에 그쳤다.

상품소비 위축이 장기화되고 서비스소비는 완만한 증가세에 머무르면서 7월 소비는 미약한 흐름을 지속했다. 상품소비를 반영하는 소매판매(-3.6%→-2.1%)는 신제품 출시로 급증한 통신기기⋅컴퓨터(-0.5%→13.1%)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품목에서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서비스소비도 숙박⋅음식점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에 그쳤다. 서비스소비는 정보통신업(2.9%→5.0%)의 생산증가세는 확대됐으나 숙박⋅음식점업(-1.0%→-3.0%),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1.2%→-0.7%) 등의 생산이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티몬⋅위메프 사태 이후 e-쿠폰서비스를 중심으로 온라인쇼핑 서비스거래액(10.9%→1.7%)은 위축됐다.

설비투자는 고금리 기조가 회복세를 제약하고 있지만 운송장비가 급증하면서 설비투자지수는 증가로 전환했다. 7월 설비투자(-3.3%→18.5%)는 운송장비 급증, 기저효과, 조업일수 확대 등에 기인하여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KDI는 "설비투자 선행지수를 고려하면 7월의 높은 증가 폭은 일부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투자는 건축 부문의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7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부진이 지속되며 전월과 동일한 –5.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KDI는 "선행지표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건설투자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물가는 공급 측 가격 상승 압력이 축소됐고 수요 측 압력도 낮게 유지되면서 물가상승률은 목표 수준에 근접했다. 노동시장은 고용률이 정체되고 경제활동참가율이 하락하는 등 고용 여건이 서서히 조정되는 모습이다.

세계 경제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으나 고금리 기조와 지정학적 위험, 주요국 제조업경기 불안 등 하방 위험 요인이 다수 존재한다고 KDI는 분석했다. 8월 국제유가는 중동지역의 긴장과 일부 산유국의 생산 차질로 급등하기도 했으나 중국을 중심으로 원유 수요 전망이 하향 조정되면서 하락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