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전용기 압류

입력 2024-09-0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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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카공화국서 플로리다로 옮겨
“전례 없는 일…최고위층 경고 의미”
베네수엘라 “해적 행위” 즉각 반발

▲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 공항에 미국 당국에서 압류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전용기 모습이 보인다. 포트로더데일(베네수엘라)/AF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전용기 1대를 압류했다고 CNN이 2일(현재시간) 보도했다.

미 법무부는 이날 베네수엘라로 불법적으로 밀반출된 다쏘 팰컨 900EX 항공기를 자국으로 압수했다고 발표했다. 베네수엘라의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으로 마두로 대통령이 전 세계를 국빈 방문할 때마다 포착됐다.

이 항공기는 정비를 위해 최근 몇 달 동안 카리브해 섬나라 도미니카공화국에 있었고 이날 미국 플로리다로 옮겨졌다. 미국 플로리다의 이름만 있는 회사를 통해 구매돼 지난해 4월 카리브해를 거쳐 베네수엘라로 불법 수출됐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은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심복들이 사용하기 위해 미국에서 명의뿐인 회사를 통해 1300만 달러에 불법적으로 구매해 밀반출한 항공기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압류는 미국과 베네수엘라 사이의 오랫동안 냉각된 관계가 더욱 악화된 것을 보여준다. 미국 관료 중 한 명은 “베네수엘라 최고위층까지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며 “외국 국가 원수의 비행기를 압수하는 것은 형사 사건에서 전례가 없는 일로 아무도 법 위에 있지 않고, 아무도 미국의 제재 범위 밖에 있지 않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조치에 베네수엘라 정부는 “해적 행위”라며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7월 대선 이후 정부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미국 정부는 7월 28일 치러진 대선 결과로 마두로 대통령 당선(3선)을 공식화한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CNE)에 개표 데이터를 즉시 요구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미국은 올해 초에는 마두로 정부가 포용적이고 경쟁적인 선거를 허용하지 않은 것에 대한 대응으로 베네수엘라의 석유와 가스 부분에 대한 제재를 추가로 부과하기도 했다.

미국 법무부는 2020년 3월에는 마두로를 포함해 베네수엘라의 현직 및 전직 공무원 14명을 마약 테러, 마약 밀매, 부패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법무장관이었던 윌리엄 바는 “마두로와 여러 고위 동료들은 20년 이상 콜롬비아 반군 조직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 공모해 엄청난 양의 코카인을 유입시켜 미국 지역 사회를 황폐화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 국무부 국제 마약 및 법 집행 사무국은 마두로의 체포 또는 유죄 판결로 이어질 수 있는 정보에 대해 최대 1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마두로 대통령의 부인인 실리아 플로레스의 두 조카는 2017년 개인 제트기를 타고 800kg에 달하는 코카인을 미국으로 밀수하려 한 혐의로 뉴욕시 연방법원에서 18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두 사람은 이후 2022년 미국에서 수감자 교환을 통해 풀려났다.

아울러 베네수엘라 정권의 혼란은 미국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베네수엘라를 떠나고 있으며, 이들 중 다수가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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