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내년 역대 최대 국방예산 책정...한국 방산업 ‘청신호’

입력 2024-08-2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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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0억 즈워티 배정, GDP 4.7% 규모
나토·EU 통틀어 선두 수준
총리, 제동 걸었지만 한 발 물러서
우리 기업, 내년도 기대할 수 있게 돼

▲현대로템이 수출한 K2 전차가 3월 12일(현지시간) 폴란드 그드니아에 도착해 하역되고 있다. 그드니아(폴란드)/뉴시스
폴란드가 내년도 국방예산을 상대 최대 규모로 결정했다. 지난해 취임한 총리와 내년이면 임기가 끝나는 대통령이 예산 책정을 놓고 갈등을 빚었지만, 예산을 삭감하려던 총리가 한 발 빼면서 일단락됐다. 폴란드가 국방비를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우리 방산 기업들의 추후 계약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폴란드 내각은 2025년 예산 초안을 발표하면서 국방예산을 1870억 즈워티(약 65조 원)로 책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폴란드 국내총생산(GDP)의 4.7% 규모이며 금액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국방비를 언급하면서 “큰 노력이 들지만, 뒤돌아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비 증액은 폴란드 안보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전체 예산은 넉넉히 책정됐다”고 덧붙였다.

폴란드는 총리와 대통령 모두 실권자인 이원집정부제로 운영된다. 지난해 말 총선에서 투스크 총리가 8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루면서 총리와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불편한 동거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내년 중반 임기가 끝나는 두다 대통령 주도로 진행된 한국 기업들과의 방산 계약을 놓고 투스크 총리가 제동을 걸면서 한때 논란이 일었다. 연초 폴란드 대통령실은 “한국 방산계약을 계속 지지하겠다”는 서한을 본지에 보내기도 했지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던 터라 불안감도 있었다.

양측의 갈등은 전체 예산안으로까지 번졌다. 투스크 총리는 정부 재정악화를 이유로 예산을 삭감하려 했지만, 두다 대통령이 이를 막아섰다. 결과적으로 내년 예산안이 예상보다 충분히 책정되면서 갈등도 잦아들었다. 내각에 따르면 내년 재정적자는 GDP 대비 5.5%로 설정됐다. 지난해 결정한 올해 비율은 5.1%였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3월 4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빌뉴스/AP연합뉴스
외신들은 투스크 총리가 고집을 꺾은 점에 주목했다. 블룸버그는 “투스크 정권은 8년간의 민족주의 통치 끝에 폴란드를 다시 유럽 주류로 되돌리겠다고 다짐했지만, 두다 대통령의 입법 반대를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내년 대통령 선거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스크 총리가 예산 삭감을 배제했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는 폴란드는 한국, 미국으로부터 전투기, 탱크, 미사일 방어 시스템 등 군사 장비를 대거 구매하고 있다”며 “재무부는 GDP 대비 국방비가 올해 4.2%에서 내년 4.7%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에서 이 부분 선두주자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폴란드와 방산으로 얽혀있는 우리 기업도 한시름 놓을 전망이다. 당장 계약 중인 건과 함께 내년 추가 수주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KB증권은 보고서에서 “현대로템은 K2 전차의 폴란드 수출 2-1차 실행계약(180대분)이 내달 폴란드에서 열리는 방산 전시회에서 성사되지는 않더라도 4분기 중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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