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서울 아파트 전세살이…소형도 4억 찍었다

입력 2024-08-2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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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서울 아파트 전세살이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가격 오름세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작은 아파트 전세를 구하려 해도 4억 원 이상 필요해졌고 매물 품귀 현상도 심화하고 있어서다.

29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서울 소형(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의 전세 평균가격은 4억357만 원을 기록했다. 소형 아파트 전세가 4억 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12월(4억224만 원)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중소형(60㎡ 초과~85㎡ 이하)도 이달 6억582만 원으로 2022년 12월(6억1747만 원) 이후 처음으로 6억 대에 올라섰다.

작년 8월과 비교하면 소형은 3871만 원(10.6%), 중소형은 5247만 원(9.5%) 상승했다. 불과 1년 사이에 비슷한 집을 사려면 4000만~5000만 원은 더 있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중형(85㎡ 초과~102㎡ 이하)도 지난해 8월 7억726만 원에서 이달 7억7018만 원으로 6292만 원(8.9%) 뛰었다.

빌라와 오피스텔 등에 대한 전세 사기 우려로 아파트 전세를 찾는 사람은 많아졌지만 신축 입주 물량은 줄어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게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KB부동산이 조사한 이달 서울의 월간 전세수급지수는 142.89로 2021년 10월(162.2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는 공인중개사무소 설문을 통해 만들어지는 데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클수록 전세를 내놓는 경우보다 구하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2014~2023년 연평균 3만5000가구 수준이었던 서울 입주 물량은 올해와 내년 각각 1만 가구가량 줄어든 2만4000~2만5000가구 수준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 아파트 전세물건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물건은 2만6929건으로 연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서대문구와 양천구, 마포구, 강서구, 중구, 구로구, 종로구, 영등포구는 70~80%가량 감소했고 중랑구와 동작구, 관악구, 금천구, 은평구, 성북구, 성동구도 60% 이상 줄었다.

서울 전체 자치구 중에 강동구(2314건→3576건)만 유일하게 전세 매물이 늘었는데 2100건 이상이 올림픽파크포레온이다. 나머지 물량도 상당수는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 예정자가 주변에 거주하다가 내놓은 물건으로 추정된다.

서울 아파트 전세는 가파른 오름세를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날 발표된 한국부동산원 주간동향을 보면 8월 넷째 주(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7% 상승하며 67주 연속 올랐다.

성동구(0.25%)와 용산구(0.24%), 광진구(0.22%), 강서구(0.22%), 영등포구(0.22%), 강남구(0.22%), 노원구(0.21%), 서초구(0.2%)는 0.2% 이상 상승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주거의 절반가량을 담당하는 빌라 등 비아파트 수요가 아파트로 몰리고 있어 상당 기간 공급 부족으로 인한 전세가 상승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며 "빌라 기피가 해소될 때까지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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