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화갤러리아’ 구원투수 나선 김동선…책임경영 묘수 통할까

입력 2024-08-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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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비전총괄' 임명 이어 지분 공개매수 통해 기업가치 제고
갤러리아백화점 실적 하락세 속 신사업 투자·개발에 '승부수'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서울 서초구에서 열린 파이브가이즈 국내 오픈 기념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사진=한화갤러리아)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자사주 공개매수 등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올해 2분기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하는 등 위기를 맞은 한화갤러리아가 김 부사장의 진두지휘 하에 신사업과 기업가치 제고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돼 김 부사장의 경영 보폭 넓히기가 향후 한화갤러리아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한화갤러리아는 김 부사장이 이날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보통주 3400만 주를 주당 1600원에 공개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날 종가인 1303원보다 약 23% 할증된 가격으로, 최근 3년간 공개매수 사례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프리미엄으로 평가된다.

김 부사장이 공개 매수로 사들이는 주식 3400만 주는 전체 보통주의 17.5%에 해당한다. 현재 2.32% 지분을 보유한 김 부사장이 매수에 성공하면 김 부사장이 보유한 지분은 19.8%로 늘어난다. 김 부사장은 이번 공개 매수를 위해 전날 기준으로 자신이 보유 중인 한화 보통주 126만여 주 등을 담보로 한국증권금융에서 544억 원 규모의 주식 담보 대출을 받았다.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에서 인적분할해 신규 상장한 지난해부터 주식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 신규 상장 한 달여 만인 작년 4월 5만 주를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주식을 꾸준히 매수하며 지분율을 높여왔다. 현재 한화갤러리아 최대주주는 한화그룹 지주사인 한화(36.32%)로, 김 부사장은 그 뒤를 이은 2대 주주다.

시장에서는 김 부사장의 이번 대규모 자사주 매입 시도를 한화갤러리아의 기업가치 제고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가 올해 2분기 상장 첫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책임경영 의지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다. 한화갤러리아는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꼽힌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보다 작은 경우 저평가주로 보는데 갤러리아의 PBR은 0.32배(유통업계 평균 0.6배)다.

이번 공개매수와 관련해 김영훈 한화갤러리아 대표는 “적자 전환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주주들과 함께 회사를 한층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면서 “공개매수로 인해 주가 및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김승연 한화 회장의 3남인 김 부사장은 최근 신사업 구상 등 다각도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1일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비전TFT(태스크포스팀)와 F&B(식음료) 신사업추진실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본인의 직함을 전략본부장에서 미래비전총괄로 바꾸고 단순 신사업을 넘어 회사를 이끌 새로운 청사진 구상에 골몰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의 경우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빅3에 비해 소매업이 유독 약한 고리로 꼽힌다. 특히 최근과 같이 고물가ㆍ고금리 등에 따른 소비 부진이 심화한 상황에서 소비 부진에 따른 여파는 더욱 확산하고 있다. 실제 한화갤러리아는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규모가 45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적자 전환한 상태다. 이에 김 부사장은 기업 가치 제고와 내부 정비를 통한 체질 개선을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부사장은 외식사업 등 신사업 진출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작년 5월 숙박 및 음식점업을 맡은 에프지코리아, 주류 수출입을 담당하는 비노갤러리아를 설립했다. 에프지코리아는 갤러리아가 100% 출자한 자회사로 파이브가이즈를 론칭해 1년 만에 국내 전 매장을 ‘글로벌 TOP10’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갤러리아는 또한 김 부사장 주도로 유기농 주스, 과실음료 제조 기업 퓨어플러스 인수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와 같은 백화점사업뿐 아니라 한화푸드테크, 한화로보틱스 등 다양한 F&B 신사업을 이끄는 주인공"이라며 "이번 승부수를 통해 신사업의 안정적 성장과 쇼핑사업 부진을 털어낼 수 있을지도 관심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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