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무리한 연구가 포항지진 촉발”…연구책임자 등 5명 기소

입력 2024-08-1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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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감독 산업통상자원부 담당자들은 불기소 처분
지진 대응조치 미흡·무리한 수리자극 등 과실 판단

▲2017년 11월 15일 경북 포항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포항시 북구의 한 빌라 외벽이 무너져 내려 파편이 뒹굴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2017년과 2018년 경북 포항에서 일어난 지진을 무리한 연구에 따른 ‘인재(人災)’로 규정하고 지열발전소 관계자 등 5명을 재판에 넘겼다.

대구지검 포항지청(이완희 지청장)은 19일 포항지열발전 컨소시엄의 주관기관 대표와 이사,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연구책임자 등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지열발전소 관리·감독 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 담당자들은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불기소 처분했다.

이들은 포항 지진이 발생하기 7개월 전인 2017년 4월15일께 유발된 규모 3.1 지진 발생 이후 지열발전을 중단하고 위험도를 분석해야 할 필요가 있었음에도 미흡하게 대응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지진이 지열발전을 위해 땅에 대량의 물을 투입하는 ‘수리자극’에 따른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음에도 주무부처 등에 보고할 때는 자연지진이 발생한 것처럼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5차 수리자극 주입량인 320t과 달리 1722t을 주입하는 등 주입 한계량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수리자극을 진행한 혐의도 있다.

또 안전관리 방안인 신호등체계가 제대로 지키지 않았고, 주민들에게 유발지진 발생 관련 정보 공개를 제외하는 등 안전조치 대책이 소홀했다고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인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피해자 184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총 81명의 피해자를 특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연구사업의 성공 평가만을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여러 과실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 인재임을 규명했다”며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포항에서는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 지진, 2018년 2월 11일 규모 4.6 지진이 각각 발생해 1명이 숨지고 80여 명이 상해를 입었다.

이에 정부조사연구단은 2019년 3월 포항지진이 수리자극으로 촉발된 지진이란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검찰은 2019년 12월 연구사업 전담·주관·참여기관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수사를 본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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