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침묵 속 ‘김경수 복권’ 후폭풍 일파만파

입력 2024-08-1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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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4선 의원과의 오찬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에 반대하는 입장을 대통령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를 둘러싼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한 대표는 12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당내 중진 의원들과 오찬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제 뜻에 대해선 이미 알려졌고 충분히 전달된 거로 본다. 오늘 여기서 더 구체적인 말씀은 안 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의 복권과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대통령실과 갈등 기류를 서둘러 봉합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진행하던 최고위원회의도 이날 열지 않았다.

친한(친한동훈)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사태가 당정 갈등으로 또 번지는 것은 원치 않기 때문에 한 대표 본인이 공식적으로, 직접적으로 언급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권한으로 (김 전 지사 복권이 최종) 결정되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한 대표가 이 문제를 거론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자기 정치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한 대표는 ‘정치적 발언’을 한 것”이라며 “한 대표 역시 다음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분이고, 이재명 전 대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 역시 “왜 공개적으로 말해야 했는지 의문”이라며 “미래 권력으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에 당내에선 친한계와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갈등 양상을 드러냈다. 친한계 진종오 최고위원은 김 전 지사의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대해 “국민을 분노하게 했던 사건”이라며 “우리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반면 친윤계 김재원 최고위원은 11일 MBN과의 인터뷰에서 “법무부 장관 시절 사면했던 김 전 지사에 대한 복권을 반대하고 나서니까 조금 특이하고 의아한 상황은 사실”이라며 한 대표를 비판했다.

김 전 지사의 복권 여부는 13일 국무회의 의결과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로 결정된다. 한 대표의 반대에도 복권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기류가 우세하다. 여권 관계자는 “김 전 지사의 복권은 2022년 12월 김 전 지사가 사면됐을 때부터 고려했던 오래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여권 안팎에선 김 전 지사가 복권되더라도 윤 대통령과 한 대표와의 갈등이 확전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다만 대통령의 사면 복권을 놓고 여당 대표가 이의를 제기하는 건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다시 한번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 임기가 4년 차로 접어들 때는 갈등이 격화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그간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문제나 이종섭 전 주호주 대사의 출국 등을 놓고 공개적 충돌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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