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 ‘매그니피센트 7’ 의존도 줄이고 성장세 방점찍나

입력 2024-08-1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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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어닝시즌 막바지
S&P500기업 80% 이상 실적 발표
AI 열풍 제외 기업 순익 전년비 7.4%↑
6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
엔비디아 이달 말 실적 발표 ‘관심’

2분기 미국 기업들의 어닝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이번 실적 시즌이 이전과 달리 그간 인공지능(AI) 열풍과 거리가 멀었던 기업들의 약진으로 마무리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현재까지 S&P500지수 편입기업의 80% 이상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빅테크 7개사인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7)’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 순이익이 2022년 4분기 이후 첫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 집계에 따르면 M7 기업을 제외한 S&P500 기업들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전망대로라면 5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끝으로 증가세로 돌아서게 된다.

그동안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모회사 알파벳, 아마존,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 테슬라, 엔비디아 등 M7은 순익이 가파르게 늘면서 S&P500 기업 전체 실적을 이끌어왔다. 이 때문에 이들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블룸버그는 “이들 M7 기업은 이번 2분기에도 순익 증가율이 35% 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지난해에 비하면 대폭 축소된 것”이라면서 “AI 열풍에 소외됐던 기업들의 성장세가 마침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실적 호조세가 기술업종을 넘어 더 넓은 분야로 확산하면 대형주에서 소형주나 시장 후발주자 등으로 투자금이 이동하는 ‘순환매 장세’를 부추길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키스 러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실적 개선이 광범위하게 나타나면 포트폴리오 관리자들의 투자 기회가 몇몇 주식을 넘어 더 많아지고 시장에 균형이 잡히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시장 정보를 보여주는 전광판이 보인다. 뉴욕(미국)/신화연합뉴스
반면 AI 열풍에 그간 고공행진을 펼쳐왔던 M7는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면서 우려의 대상이 됐다. 최근 발표된 아마존, MS, 알파벳의 실적이 천문학적인 AI 투자가 수익으로 이어지는 데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이라는 우려에 불을 붙였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완전히 마무리된 것이 아닌 만큼 투자자들은 관망하고 있다. 미국 소비지출에 관한 단서를 보여줄 월마트, 홈디포 등 대형 소매업체 실적 발표가 남아있고, ‘AI 열풍’ 주역인 엔비디아도 이달 말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BI의 마이클 캐스퍼 전략가는 “기업들이 다소 불안해하며 AI 투자를 줄일 위험이 있다”며 “경기가 둔화하고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면 AI 관련 지출을 가장 먼저 억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2분기 기업들의 매출 증가세가 이익에 비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BI에 따르면 추정치보다 낮은 분기 매출을 발표한 기업 비율이 1년 전 20%에서 21%로 소폭 상승했다.

또 유독 좋은 소식이든 나쁜 소식이든 주가가 크게 반응한 어닝시즌이기도 하다. 씨티그룹 데이터에 따르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은 당일 주가가 어느 쪽으로든 평균 4.9% 움직였는데 이는 역대 평균인 3.3%보다 훨씬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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