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0 문턱 코스피, ‘단기 반등 끝’…박스권 장세 온다

입력 2024-08-1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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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가 8% 넘게 폭락하며 2400대로 마감한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4.64(8.77%)포인트 하락한 2441.55를 나타냈다. 앞서 이날 한국거래소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일시효력정지)에 이어 매매가 일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서킷브레이커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지수가 8% 이상 하락하면 발동된다. 모든 주식거래가 20분간 중단되고 이후 10분간 단일가 매매로 거래가 재개된다.(다중노출 촬영) 조현호 기자 hyunho@
‘검은 금요일’(2일)과 ‘검은 월요일’(5일)을 거치면서 2400포인트대까지 떨어졌던 코스피지수가 2600선 문턱에 다가섰다. 이번 단기 반등을 놓고 시장 전문가들은 ‘죽은 고양이 반등’(Dead Cat Bounce, 급락 이후 특별한 모멘텀이 없음에도 주가가 반등) 현상이라며 박스권 장세를 전망한다.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계속되는 인공지능(AI)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 미국 선거 불확실성 등이 장기간에 걸쳐 증시를 괴롭힐 것이라는 이유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과 5일 이틀 새 336.13포인트 하락했던 코스피지수는 4거래일(6~9일)에 걸쳐 146.88포인트 상승하며, 하락폭의 40% 수준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이번 단기 반등에도 안도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단기 반등을 거친 이후에는 하락이 이어진 탓이다.

‘공포지수’라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5일 45.86을 나타냈다. 2011년 이후 변동성지수가 30을 넘어선 건 이번을 제외하고 3차례다. 2011년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시기, 2019년 4월 미국 무역분쟁과 브렉시트 시기, 2020년 2월 펜데믹 시기였다. 시장 변동성이 급증한 날 이후 5거래일과 20거래일의 수익률을 비교하면, 세 번 모두 5거래일 후에는 상승했고 20거래일 후에는 하락했다. 2011년(0.6%→-5.5%), 2019년(1%→-5.2%), 2020년(2.7%→-13.6%) 등이다.

기술적 반등 이후에는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과도했던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는 완화됐다. 패닉셀의 재현 가능성도 낮아졌다. 실제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지 여부는 향후 수개월에 걸쳐 확인해야 하는 변수인 만큼 시장 방향성을 단기에 하락 방향으로 강하게 이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외 불확실성 요인들이 산적해 있다. 고용 쇼크와 더불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는 여전하다. JP모건 퀀트팀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75% 이뤄졌다고 봤고, JP모건체이스 외환전략팀은 50~60%, UBS·스코샤뱅크는 5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광의로 보면 엔캐리 자금이 수조 달러에 이르기 때문에 최근 청산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AI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도 지속되고 있다. 시장은 AI 모멘텀을 일으킬 수 있는 제품을 기다리고 있다. 오픈AI의 개발자 행사(10월 1일), 애플의 ‘애플 인텔리전스’ 출시(9~10월 예상) 등을 기대한다. 미국 대선 여론조사에서 해리스와 트럼프 두 호보가 초박빙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새 정부의 정책기조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은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투자 지속성, 미국 선거 등 불확실성 요인들이 해소될 만한 이벤트들이 9~11월경으로 예상된다”며 “주식시장 이전 상승국면 대비로는 레벨다운된 상황에서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가한 시장 변동성은 한 번에 안정되지 않았다는 과거의 교훈을 기억해야 하는 시기”라며 “포트폴리오 전략 역시 추가적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인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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