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입'만 쳐다보는 민주...금투세 입장은 언제쯤

입력 2024-08-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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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지난달 28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정청래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관련해 정부·여당이 연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아직 명확한 노선 정리가 안 되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8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당의 입장을 정리해서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정치권에서는 그 시기가 최소 18일 전국 당원대회에서 새 지도부가 선출된 이후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연임이 유력한 이재명 당 대표 후보는 금투세와 관련해 '예정대로 25년부터 시행해야 한다'는 당의 노선과는 달리 연일 '완화론'을 펼치고 있다. 이 후보는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부터 "금투세의 시행 시기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 대표 후보 간 TV토론회에서는 "금투세는 5년간 연간 5000만 원, 총 2억 5000만 원 이상을 벌어야 과세 대상이 된다. 이걸 연간 1억 원 정도로 올려서 5년간 5억 원 정도를 버는 것에 대해 세금을 면제해주자는 것", "좁게 보면 세금은 많이 걷는 게 국가 복지정책 유지·운영에 더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겠지만 조세는 국가의 부담을 개인에게 부과시키는 것이지 징벌이 아니다" 등의 발언을 하며 완화 입장을 유지했다.

한편 당내에서는 '당론 정리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행 유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서둘러서 정리할 문제도 아니지 않느냐"며 "통상적으로 예산안도 막판까지 협상을 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전까지만 입장을 정리해도 괜찮다고 본다"고 밝혔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정부·여당이 금투세 등을 통해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급하게 할 필요가 없다"며 "금투세 시행은 내년으로 예정돼 있으니 시간 여유를 두고 결정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이미 기재위 야당 소속 의원들끼리는 방향성과 보완책을 다 정리했다"며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은 소득공제 범위 기준을 5000만 원으로 할지, 1억 원으로 할지에 대한 부분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재위 소속의 한 의원은 "현재 정부·여당이 의도를 갖고 문제제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대응 차원에서 (박 직무대행의) 원론적인 입장 발표가 이뤄질 것 같다"며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를 해야 하고 또 당론 채택 과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입장이 정리되지 않고 있는 민주당에 비해 국민의힘은 '금투세 폐지'로 입장을 정리한 모습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7일 "금투세 폐지는 민생"이라며 박찬대 직무대행과의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고,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9일 "금투세 폐지가 당론"이라고 강조하며 "여야의 이견이 커 시행 유예 가능성은 있지만 그건 차선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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