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끝낸 尹, 협치 물꼬‧민생 정국 구상...거부권 풀어내야

입력 2024-08-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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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를 맞아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서 머물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진해기지사령부체육관에서 농구 시합 중인 장병들에게 점프볼을 던져주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여름휴가를 마치고 이르면 주말 업무에 복귀한다. 돌아오는 윤 대통령은 당장 13일 국무회의에서 거야(巨野)가 밀어붙인 ‘방송4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고,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 확정도 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영수회에 대한 입장은 물론 경제‧민생 현안에 대한 국정 구상도 정리해야 한다.

업무에 복귀한 윤 대통령은 당장 거부권 행사로 여소야대 국회와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다. 야당은 윤 대통령 휴가 전인 지난달 30일과 2일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 지급 특별법)을 강행처리, 5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까지 단독 의결했다.

방송4법 중 과 노란봉투법은 21대 국회에서 이미 거부권이 행사됐고, 25만원 지원법도 정부는 예산 편성권 침해인 데다 선별지원을 기본 원칙으로 하는 윤석열 정부의 복지기조와도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방송4법 재의요구안은 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윤 대통령의 재가만 남은 상황이고, 25만원 지원법과 노란봉투법 재의요구안은 13일 국무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 대상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를 적시한 ‘채상병 특검법’도 마찬가지의 상황이다. 특히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선 ‘공수처 수사를 기다려봐야 한다’는 대통령실 입장과 달리 한동훈 대표가 최근 제3차 추천 특검법을 제안하며 의견이 갈리는 점도 뇌관이다. 수그러든 ‘윤-한’ 갈등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관련 문제도 산적해 있다. 티몬‧위메프 사태에 대해 당정이 2차 대책까지 내놨지만, 여전히 사태는 현재 진행중이다. 5일 미국발 금융시장 불안으로 우리 증시까지 폭락을 겪은 상황에 서울 집값이 19주 연속 오르는 등 부동산 불안도 심화하고 있다. 8일 발표된 정부의 종합 부동산 대책에는 특례법 제정 등 입법이 필요해 야당 협조를 이끄는 것 역시 필요하다.

윤 대통령은 8‧15 광복절 특별사면 및 복권 명단도 확정해야 한다. 이번 명단에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포함되면서 특히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 전 지사의 복권은 여야 협치의 사례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재명 일극 체제’에 균열을 낼 가능성이 있어 여권에도 나쁘지 않은 카드라는 해석이 있다.

윤 대통령은 이달 말 국정브리핑 형식으로 하반기 국정운영과 현안 등에 대한 입장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직접 소통에 나설 수 있다”며 주제나 형식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브리핑 후 회견이 이어지는 형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6월 3일에 이어 두 번째 국정브리핑이 된다.

국정브리핑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해온 의료·연금·노동·교육 개혁 등 ‘4대 개혁’에 대한 내용도 담길 전망이다. 8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과 원전 협력을 위한 9월 체코 방문 등에 대한 언급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윤 대통령은 6월 3일 첫 국정 브리핑에서 동해안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발표한 바 있다.

국정브리핑에 앞서 광복절 경축사 메시지까지 예정돼있어 여야 대치 정국으로 싸늘해진 민심을 반전시킬지도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올해가 우리 정부의 공식 통일방안인 ‘민족공동체통일방안’ 30주년인 점을 감안해 새로운 통일 구상을 공개할 계획이다. 광복절 경축사가 삼일절 기념사와 함께 우리나라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연례 메시지 중 하나로 꼽힌다.

여야 대치 정국을 끝내는 상징적인 방법으로 민주당에서 제안한 영수회담도 거론되고 있지만, 실제로 열릴 가능성은 낮다. 영수회담을 하더라도 국회정상화는 물론 여야 대표 만남이 먼저라는 게 대통령실은 물론 여권 입장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민주당 전당대회도 끝나고 양당 대표도 먼저 만나야 한다"며 “그 후 정부 협조 요청이 있다면 여야가 함께하는 영수회담을 고려해볼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5일부터 닷새간 휴가에 들어갔던 윤 대통령은 경남 지역을 돌며 시민과 만나고 장병들 격려에 나섰다. 휴가 첫날에는 경남 통영중앙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소통하고, 군 시설에서 1박한 후 6, 7일에는 진해 해군기지에 머물며 장병 격려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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