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금값된 상추…딸기 시설 '사이짓기'로 생산 늘린다

입력 2024-08-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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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재배 후 3개월 빈 시설 활용, 상추재배 대체 가능
농산물 수급 안정 및 농가소득 확산 기대

▲권재한 농촌진흥청장(가운데)이 6일 김영 충남도농업기술원장(오른쪽)과 함께 충남 논산의 한 상추 수경재배 농가를 찾아 재배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농촌진흥청)

최근 폭염으로 무더위에 약한 농작물의 작황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상춧값이 금값이 됐다. 이에 정부가 딸기 시설을 이용해 상추를 재배하는 사이짓기를 유도해 농가소득 향상과 상추 수급 안정화를 꾀한다.

10일 농산물유통 종합정보시스템 '농넷'에 따르면 산지 공판장 기준 상추 1kg당 가격은 5월 2210원에서 7월 6500원으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이달엔 7810원까지 치솟으며 삼겹살을 파는 식당에서 상추 추가에 돈을 더 받는 곳도 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상추 공급 확대를 위해 휴경지를 활용한 '사이짓기'를 유도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비어있는 딸기 시설을 이용해 상추를 재배하는 사이짓기로 농가소득을 높이는 한편, 여름철 상추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관련 기술개발로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산물 수급 안정 정책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라고 밝혔다.

사이짓기는 주된 작물을 재배하는 사이에 다른 작물을 심어 키우는 방법으로 이번처럼 휴경 중인 딸기재배시설의 고설베드에 상추 생산을 접목하는 것을 말한다.

시설 딸기재배는 보통 9월 재식 후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수확하고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비어있게 된다. 이때 일시적으로 상추를 재배하는 사이짓기를 하면 상추 수급 불안정을 완화하고 고온기 소득 창출로 농가 경영성도 높일 수 있다.

농진흥은 지난달 중순 50헥타르(ha)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한 논산지역 상추 재배지 대신 딸기 고설베드를 이용해 상추 사이짓기를 하면, 108헥타르(ha)의 상추재배 면적을 일시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전국 딸기 수경재배 면적에 적용하면 622헥타르(ha)를 대체할 수 있어 무더위와 집중호우 기간 상추 수급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딸기 농가 또한 시설 딸기만 재배할 때보다 약 11.2∼14%의 수익(141만8000원∼177만3000원)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고설베드는 높이가 1m 정도에 달해 이를 활용하면 여름철 상추 침수 피해 예방에도 유리할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상추 시설재배는 대부분 땅이나, 높이가 낮은 저설베드에서 생산해 집중호우 시 침수 피해를 보기 쉽고 복구가 어려우며, 작업 편의성도 낮은 것이 사실이다.

권재한 농진청장은 6일 충남 논산시 성동면 상추 수경재배 농가를 찾아 "상추는 계절적으로 가격 변동이 큰 작목으로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라며 "농식품부와 협의해 고온기 상추 수급 불안정에 한발 앞서 대응하는 한편, 농가소득을 높이는 데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시설원예연구소 관계자들에게 딸기의 배지 재활용과 소독 방법, 고온기 상추 양액 관리 기술 등 고설베드 활용 상추재배에 필요한 연구개발 수행을 당부했다.

딸기 재배 3년 차이자, 올해 처음 상추 사이짓기를 시도한 논산 자담딸기농장 강영재 대표는 "7월 상순 집중호우 시기 침수 피해가 있었지만, 고설베드 덕분에 빠르게 복구해 상추를 지속해서 생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잎상추 사이짓기로 두 달간 약 2300만 원 추가 수입을 올렸고, 내년에는 온라인 판매 등 판로를 확대해 3000만 원의 추가 수입을 기대하고 있다"라며 관련 분야 기술지원과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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