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블랙 먼데이’… 2500도 붕괴 [블랙 먼데이]

입력 2024-08-05 16:24수정 2024-08-0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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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7% 하락한 2441.55 마감
2008년 10월 24일 이후 최대 하락률
코스피 시총 2000조 붕괴…192조 증발
코스피 하락 종목수 924개…역대 최대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로 거래를 마쳤다. 2008년 10월 24일(-10.57%)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사진=연합뉴스)

미국발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세계 경제를 흔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휩싸였다. 코스피와 코스피 양대시장에서는 장 중 20분간 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됐고, 코스피시장에서만 시가총액 약 192조가 증발하며 시총 2000조가 깨졌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70원을 넘어서는 등 투자자들은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며 ‘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가 연출됐다.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2008년 10월 24일(-10.57%)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시장에서 1조5000억 원 넘는 주식을 팔아치우며 주가 하락세를 이끌었다.

‘공포지수’라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장보다 24.09p(110.66%) 오른 45.86을 나타냈다. 2019년 4월 10일(139.94%) 이후 최대 상승률로 역대 두 번째다.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아닉스가 각각 10.3%, 9.87% 하락한 것을 비롯해 현대차 등 시총 상위 924개 종목이 모두 곤두박질쳤다. 역대 최대다. 코스닥 지수는 11.3% 하락한 691.28에 마감했다.

이날 주가지수가 가파르게 하락하며 코스피·코스닥 시장 모두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2020년 3월 23일 이후 4년여 만에 동시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아시아 증시도 잿빛이었다.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오전 장중 한때 7% 급락세를 보이다 12.4% 하락 마감했다. 일본 종합주가지수인 토픽스도 장중 한때 8%가량 하락하며 토픽스 선물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동일본 대지진 직후인 2011년 3월 15일 이후 처음이다.

홍콩 항셍지수와 홍콩H지수(HSCEI), 호주 S&P/ASX 200 지수, 대만 자취안지수도 모두 하락했다.

‘R’의 공포를 키운 건 제조업 경기 위축이다. 2일(현지 시간) 발표된 미국의 실업률은 예상치(4.1%)를 상회한 4.3%를 기록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지난달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6.8로 시장 예상치(48.8)는 물론 전달인 6월 집계치(48.5)도 밑돌았다.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 신호 중 하나인 ‘삼 법칙(Sahm Rule)’에 불이 들어왔다는 시각도 있다.

‘R’의 공포가 확산하면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놓쳤다는 ‘ 피벗(통화정책 전환) 실기론’도 나온다. 이안 린겐 BMO 캐피털 마켓의 금리 전략가는 지난 2일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연준이 오는 9월 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하할지, 아니면 올해 남은 세 번의 통화정책 회의에서 각각 25bp 인하할지는 확신하지 못하지만 ‘골디락스’가 물 건너갔다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9월에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높이는 ‘빅스텝(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고용보고서 발표 후 9월 빅스텝 확률은 하루 새 22%에서 61.5%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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