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에 패션플랫폼에 쏠리는 눈…자본잠식 괜찮나 [티메프發 쇼크]

입력 2024-08-0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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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패션플랫폼도 긴급 점검 대상 포함

에이블리ㆍ브랜디 등 자본잠식
명품 플랫폼도 유동성 빨간불
업계 “그간 정산 지연 사례 없어”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지는 28일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건물의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티몬·위메프(티메프)의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패션 플랫폼으로 비화하고 있다. 패션 플랫폼 대부분 실적이 좋지 않은 데다 자본잠식인 곳도 적지 않아 시장의 우려가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은 다만 티메프와 같은 정산 지연 사례는 없다며 확대해석에 선을 긋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국내 주요 이커머스 업체를 대상으로 입점사 대금 지급 긴급 점검을 진행 중이다. 점검 대상에는 패션 플랫폼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업체의 유동자산 현황과 지연 정산, 입점사 이탈 여부, 미정산 잔액 등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패션 플랫폼까지 들여다보는 것은 상당수 업체 실적이 좋지 않고, 재무 상태도 취약하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의 경우 자본잠식(적자로 인해 기업이 보유한 자기자본이 줄어드는 것)에 허덕이는 곳도 있다.

에이블리는 2015년 설립 후 2022년까지 7년 연속 만성 적자를 이어왔다. 지난해 32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지만, 누적 결손금 2042억 원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여성 패션 애플리케이션 브랜디와 남성 패션 앱 하이버를 운영하는 뉴넥스도 작년 말 기준 미처리 결손금이 1921억 원이다.

코로나19 시기 성장했던 명품 플랫폼들도 수백억 원 규모의 미처리 결손금이 남아 있다. 발란의 누적 결손금은 785억 원으로, 담당 회계법인은 4월 공시한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존속 능력에 불확실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3대 명품 플랫폼으로 불리는 머스트잇은 236억 원, 트렌비도 654억 원의 대규모 결손금이 남아 있다.

4050 패션 플랫폼 '퀸잇'을 운영하는 라포랩스, 리셀 플랫폼 '크림'을 운영하는 네이버 손자회사 크림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라포랩스는 지난해 말 기준 누적 결손금이 502억 원, 크림도 2020년 서비스 시작 이후 누적 결손금이 3414억 원에 달한다. 다만 라포랩스는 자본총계가 2021년 말 35억 원에서 지난해 263억 원으로 늘었고, 크림은 실질적 지배기업인 네이버로부터 자금을 수혈받고 있다. 패션플랫폼 중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가는 업체는 무신사와 W컨셉 정도다.

시장 우려가 커지면서 패션 플랫폼들은 판매대금 정산 과정이나 방식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에이블리는 매달 10일과 25일 2번 정산하며, 1~15일 구매 확정된 주문 건은 당월 25일에, 16일부터 말일까지 주문은 익월 10일에 정산한다고 설명했다. 발란 또한 지난달 31일 "파트너 정산 자금은 사내 정산금 별도 계좌를 통해 관리되며 모든 거래는 투명하게 기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지그재그, 포스티 등 플랫폼을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은 "구매 확정 다음 날부터 5영업일째에 정산한다"면서 "업계에서도 정산 주기가 짧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무신사 역시 최근 입장자료를 통해 "입점사의 정산 주기가 평균 25일(최소 10일)"이라며 "현재까지 단 한 번도 판매대금 정산이 지연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업체들의 이같은 손사레에도 국내 유통 플랫폼들의 재무구조 취약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티몬·위메프(티메프)의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패션 플랫폼으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사진은 에이블리, 발란 관련 이미지. (사진제공=에이블리·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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