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까지 30년 걸리는데…그래도 삼성‧LG가 투자하는 이 궁극의 디스플레이는?

입력 2024-08-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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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니지에 활용 기대되는 ‘마이크로LED’
대형 전광판 등 사용되지만…상용화까지 30년 예상
그래도 삼성‧LG전자 꾸준히 연구‧투자 이어가
2031년 마이크로LED 시장 규모 6조5000억 원 전망
대만‧중국에 의존 중…“국내 생태계 만들어야”

▲블록 조립식으로 설계된 LG전자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 ‘LG MAGNIT’ (사진제공-LG전자 뉴스룸)

“시장에서는 본격적인 양산까지 30년은 기다려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 먼 미래이지만, 지금 잘 투자하고 연구해야 미래 마이크로LED 시장에서 빛을 볼 수 있다.”(남상욱 산업연구원(KIET) 부연구위원)

마이크로LED는 기존 제품 대비 뛰어난 성능으로 수년 전부터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디스플레이지만, 높은 생산원가와 기술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탓에 상용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술력을 확보하면 차세대 스크린 기술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기업들은 연구‧개발을 이어가는 상황. 무엇보다 마이크로LED시장에서 대만‧중국을 넘어서야 한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LED는 디스플레이 회사 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세트사 역시 공을 들이는 분야다. 두 회사 모두 마이크로LED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CES에서 마이크로LED를 적용한 ‘더 월(The Wall)’으로 시작해, 지금은 기업 간 거래(B2B) 시장까지 진출한 상태다. 향후 가정용 마이크로LED 시장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LG전자는 지난해 가정용 마이크로LED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다. 118인치(대각선 길이 약 3m)의 크기에 4K 화면을 지원한다.

마이크로 LED는 초소형 LED 소자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며 화소 역할을 하는 자발광 방식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밝고 선명한 화질과 넓은 시야각이 장점으로 꼽힌다. 각각의 LED가 모여 빛과 색을 내고 화면을 만들기 때문에 사이즈 제한 없이 무한 확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블록 형식으로 모듈만 맞추면 수백 인치 사이즈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화면을 3차원의 입체 조형으로 만들 수도 있다.

▲삼성전자 VD사업부 마이크로 LED팀 손태용 상무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룸)

이러한 특징 때문에 실외에 설치된 대형 사이니지 등 다양한 부분에 적용할 수 있는데, 시장에서는 이 기술의 상용화 시기를 30년 뒤로 보고 있다. 현재 기술력으로는 마이크로LED 제품을 제작하는 데에 드는 비용과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발광 칩을 하나씩 임시 기판으로 옮기는 ‘전사’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수백만 개의 칩이 들어가기 때문에 제품 제작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110형 마이크로LED TV 출고가는 1억8000만 원이다. 초고가인 만큼 소비자들이 가정용 TV로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현재 200~300인치가 넘어가는 초대형 사이니지 정도에만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상용화까지 수십 년…그래도 준비해야 하는 이유는

남상욱 산업연구원(KIET) 부연구위원은 “전자기업과 디스플레이기업뿐 아니라 반도체 중소기업들 역시 발광칩을 만들며 마이크로LED를 준비하고 있다”며 “현재 경쟁 규모와 기반이 높진 않지만, 업계에서는 30년 로드맵으로 준비 중이다. 생태계 구축은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지난달 발간한 ‘디스플레이 수요 예상’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마이크로LED 시장 규모는 2022년 2061만7000달러(약 280억 원), 2023년 2225만7000달러(303억 원)로 집계됐다. 올해는 3144만9000달러(428억 원), 2031년은 47억6787만7000달러(6조4914억 원)까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기술이 발전하고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면 지금의 LCD, OLED 시장을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현재 마이크로LED 시장은 중화권이 주도하고 있다. 2011년 우리나라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LED 사업을 적합업종으로 선정하며 국내 대기업들이 발을 뺐고, 그 사이 중화권에서 시장을 가져갔다는 분석도 있다. 결국 국내 전자‧디스플레이 기업들도 마이크로LED 관련 부품 상당수를 대만과 중국 기업으로부터 수입해오는 실정이다.

▲최첨단 칩 생산, 전사, 접속, 연결 기술이 망라된 마이크로 LED 제조 과정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룸)

남 부연구위원은 “마이크로OLED의 기술에는 여러 요소가 있고, 그중 비중이 높은 발광칩 부분은 중국 기업들이 낮은 단가로 제조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마이크로LED 생태계를 만드려면) 기업들이 연구를 서둘러 칩 기술을 빨리 찾아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리딩 기업들이 마이크로LED 제품 출시를 이끌어가고, 부품을 다루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많이 늘어나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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