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한동훈 승’...계파 갈등·채상병 불씨는 여전

입력 2024-08-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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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출근하고 있다. 2024.08.02. (뉴시스)

친윤(친윤석열)계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사퇴하면서 한동훈 대표가 취임 후 불거진 계파 갈등에서 주도권을 잡은 듯하다. 하지만 주요 현안마다 ‘친윤’과 ‘친한’(친한동훈) 간 갈등이 계속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도 한 대표 압박에 시동을 걸었다.

한 대표는 2일 대구 4선 김상훈 의원을 신임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했다. 이로써 지도부 9명 중 5명을 친한계로 재편해 당 장악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김 의원의 옅은 계파색과 높은 실무 능력이 발탁 요인으로 꼽혔다. 한 대표 측이 정 전 의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지 하루 만의 일이었다.

한 대표는 “정 의원이 인품과 능력이 뛰어난 분이고 누구나 함께 정치하고 싶어 하는 분”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제가 변화를 보여드리기 위해 그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고, 정 의원이 대승적 차원에서 말해준 것에 대해 대단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또 “좋은 정치를 하겠다는 목표를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에 이견이 있다고 해서 갈등이라고 치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갈등의 뇌관은 남아있다. 정 의장은 1일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도 “당헌상 당대표는 정책위의장 면직권을 갖고 있지 않다. 정책위의장은 당대표·최고위원·원내대표와 함께 당헌에 임기가 규정돼 있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용산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맡았던 강승규 의원은 2일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결국은 (정 전 의장) 사퇴로 귀결됐지만, 저 같은 경우는 솔직히 불만이 있다”고 했다.

당내에선 ‘제3자 추천’의 채상병 특검법을 두고 한 대표와 친윤계가 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 신임 의장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 “특검법의 전제는 현재 진행 중인 수사가 완결되고 나서 미진할 때 실행하는 게 기본적 전제”라며 “상황 판단을 다시 한번 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특검법을 발의해야 한다는 한 대표의 입장과 차이가 있다. 특검법과 관련해 당 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을 맡은 유정복 인천시장도 2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회의원들의 의견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국민의힘은 특검 반대 입장이기 때문에 대표가 자기 생각으로 무리하게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박찬대(왼쪽)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특검법을 두고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공세도 시작됐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일 “당장 오늘이라도 한 대표가 생각하는 해병대원 특검법을 발의하라”며 한 대표를 압박했다. 당 대표 연임이 유력시되는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입장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 수용을 검토한 바 없다고 했지만,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관측이 상당하다. 이 전 대표가 한 대표가 약속한 제3자 추천의 채상병 특검법을 수용하면 오히려 국민의힘 내에서 반발이 거세지면서 당내 분열이 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 전 대표는 1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박 직무대행과 2시간 가까이 만나 정국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이나 조국혁신당이나 현 정국에 대한 걱정이 워낙 많고 서로 협력해야 할 부분도 많다”며 “다양한 분야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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