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과적 화물차 99.6% 제재 없이 운행”

입력 2024-08-0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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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태료 법적 근거 미비로 1조6000억원 미부과

▲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뉴시스)

국토교통부(국토부)가 과적차량을 발견하더라도 ‘운행중지 및 분리운송’ 등 조치를 하지 않아 과적차량의 99.6%가 과적 상태 그대로 도로를 운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적재중량 위반 차량에 부과하는 과태료의 법적 근거 미비로 최소 1조6000억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감사원은 1일 ‘화물자동차 안전운행 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4건의 위법‧부당사항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도로법에 따라 차량 축중량이 10톤(t)을 초과하거나 총중량이 40t을 초과하는 차량의 도로 운행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원 감사 결과 2021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일반국도와 고속국도에서 과적으로 단속된 차량 9만1990건 중 운행을 중지하거나 적재물을 분리하는 ‘분리운송’ 명령이 적용된 건 0.4%에 불과한 355건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99.6%(9만1635건)은 과적 상태로 회차하거나 통과하도록 명령해 도로법에 따라 과적 차량의 운행을 제한하는 조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또 과적으로 단속된 차량의 분리운송 공간 및 시설 설치 기준도 마련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과적 단속검문소 773곳 중 456곳은 여유 부지가 없어 분리운송 공간‧시설 설치가 어려운 상태다. 280곳도 토지를 추가로 확보하거나 이미 확보된 공간에 안전시설물을 설치해야 분리운송이 가능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경찰청이 적재중량 위반 차량에 과태료를 부과할 법적 근거를 제때 마련하지 않아, 국토부가 확보한 적재중량 측정자료를 과태료 부과에 사용하지 못한 사실도 드러났다.

2013년 감사원은 경찰청에 국토부의 적재중량 측정자료를 활용해 경찰청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하라고 통보했으나, 경찰청은 2021년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될 때까지 이 같은 의견을 제시하지 않아 해당 내용이 빠진 채 법안이 의결됐다.

도로교통법상 적재량 초과 차량이 단속되면 국토부가 경찰청에 이를 제보해 20만원 이하의 범칙금을 통고할 수 있지만, 경찰청이 모든 위반자를 개별적으로 조사‧확인해야 해 행정부담이 크다.

감사원이 감사 기간인 2022년 7월부터 2024년 2월까지 확보된 적재중량 측정자료만을 가지고 위반 여부를 분석해보니, 이 기간에만 1억6000억여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었을 걸로 추산됐다.

감사원은 국토부에 과적 차량에 대한 후속조치의 기본원칙을 ‘운행중지와 분리운송’으로 바꾸고, 단속검문소에 분리운송 공간과 시설을 마련하는 등 규정을 개선하라고 통보했다.

경찰청에는 법률안 검토 업무를 철저히 하고 국토부의 적재중량 측정자료를 활용해 위반차량에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도로교통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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