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한국은 '성장 슈퍼스타'…개도국 정책 입안자 필독서"

입력 2024-08-0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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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 '중진국 함정' 극복 대표 사례로 韓 제시
"한국 25년 성과, 타 개도국 50년 걸려도 기적"

(세계은행)

세계은행이 한국을 '중진국 함정' 극복 대표 사례로 꼽으며 "한국 경제 발전사는 개발도상국 정책 입안자의 필독서"라고 호평했다.

'중진국 함정'(middle-income trap)이란 개발도상국이 중진국 진입 후 고소득국으로 도약하지 못하고 성장이 정체되는 것을 의미한다.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이날 오전 9시 30분(미국 워싱턴 D.C. 현지시간) 발표한 '2024년 세계개발보고서 : 중진국 함정'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세계은행은 2022년 1인당 국민총소득(GNI) 기준 하위 중소득국(1136~4465달러)과 상위 중소득국(4466~1만3845달러)을 중진국으로, 그 이상을 고소득국으로 정의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해당 보고서에서 한국의 발전 사례를 집중 조명했다. 특히 한국이 중진국 함정 극복을 위한 △투자(Investment) △기술 도입(Infusion) △혁신(Innovation) 등 '3i' 전략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며 "1인당 GNI가 1960년 약 1200달러 이하에서 2023년 3만3000달러 수준으로 급격히 성장한 '성장 슈퍼스타'(The growth superstar)라고 극찬했다.

이어 "한국은 금융시장 개방 및 외국 자본 유치 등을 통해 인프라 투자를 확대(1i)했으며, 해외 기술의 도입 및 연구·개발(R&D), 교육 등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효과적으로 생산성을 제고(2i)했고, 이것이 한국의 성공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또 "1997년 외환위기 등을 계기로 금융, 재벌 등에 대한 포괄적인 개혁을 통해 시장 담합과 지배력 집중을 완화하는 등 경쟁시장을 조성하고 국내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등 위기를 기회로 전환(3i)했다"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은 "최근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한 무역과 투자의 위축, 포퓰리즘과 공공부채의 증가, 기후변화 등은 중진국 성장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며 "오늘날 중진국이 한국이 25년 만에 이뤄낸 성과를 50년 만에 달성하는 것도 기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밝혔다.

중진국 정부를 향해서는 "3i 전략이 작동할 수 있도록 기존 사회 엘리트와 지배적 기업이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방해하지 않게 규율하고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며 "시장개방 등을 통해 자본을 유입시켜야 하고 고등기술 개발 역량 강화와 함께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를 제고해 노동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업 생산성·사회 이동성 제고를 위한 구조개혁 필요성도 강조했다. 세계은행은 "중소기업 과보호나 대기업을 옥죄는 것에서 벗어나 생산성이 높은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며 "교육 시스템 구축 등에 대한 인적 투자를 강화함으로써 경제·사회 이동성을 제고하는 등 혁신을 위한 사회적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기후변화는 중진국의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세계은행은 "기후변화는 중진국에게 중대한 도전이지만 한편으로는 세계 시장을 선도할 '기적 창출'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탈탄소화 및 저탄소 시장 창출, 에너지 효율성 가속화 등을 통해 녹색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정부는 세계은행의 이러한 호평에 대해 반색했다.

문지성 기재부 개발금융국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관련 브리핑에서 "세계은행이라는 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국제기구가 한국의 성장 역사를 고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도국의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은행은 1978년부터 매년 개발 협력 관련 특정 주제를 선정해 정책적 함의 등을 분석해 세계개발보고서를 펴낸다. 지난해 보고서 주제는 '이주·난민·사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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